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투수 제이슨 휠러의 눈부신 호투와 송광민의 신들린 방망이,하주석의 축포를 엮어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한화는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2차전에서 4대1로 승리했다. 전날 개막전에서 3대6으로 패한 뒤 하룻만에 복수에 성공했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사령탑 첫 승을 신고했다.
선발 휠러는 견고했다. 7이닝 동안 4안타(1홈런)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냈다.
마운드의 안정감은 돋보인 피칭이었다. 1회는 1번 서건창 1루땅볼, 2번 마이클 초이스 삼진, 3번 김태완 삼진 등 깔끔하게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2회에도 4번 박병호를 사구로 출루시켰으나 이후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3회는 8번 이정후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이후 타자들을 삼진과 외야플라이로 솎아내며 견고함을 유지했다. 4회에도 2사후 4번 박병호 볼넷, 5번 김하성 중전안타로 2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흔들리않고 6번 고종욱을 차분하게 3루땅볼로 유도했다. 3-0으로 앞선 7회말 넥센 김민성에서 좌월 1점홈런을 내준 것이 옥에 티였다.
이날 휠러는 낮게 깔리는 직구, 좌우를 파고드는 코너워크.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곁들이며 좌우로 알맞게 볼을 떨어뜨렸다. 힐러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한용덕 한화 감독과 코칭스태프, 프런트의 믿음을 한몸에 받았다. 제구가 뒷받침되는 피칭 스타일이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투수 유형으로 파악됐다. 성격도 차분해 웬만해서는 흥분하는 일도 덜하다.
휠러는 올해 57만5000달러를 받는다. 10개 구단 30명의 외국인 선수 중 최저연봉이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대단치 않다. 가성비 최고 용병의 탄생 신호탄인 셈이다. 제구형 투수로 알려져 있지만 직구 구속도 시범경기에서 145km를 찍었고, 이날은 최고 143km까지 나왔다. 제구가 동반된 140km대 초중반의 직구가 1m98의 장신의 쭉 뻗은 팔에서 나오자 넥센 타자들은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한화는 휠러가 호투하는 사이 타석에서는 송광민의 화끈한 방망이쇼가 펼쳐졌다. 송광민은 0-0으로 팽팽하던 3회초 무사 2루에서 좌전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1-0으로 살얼음 리드를 이어가던 5회초에는 2사 2루에서 좌익선상 1타점 적시타를 또 터뜨렸다. 한화는 이어진 2사 2루에서 4번 김태균이 우월 적시타를 때려내 3-0으로 달아났다. 3-1로 앞선 8회초에는 하주석이 넥센 세번째 투수 김선기를 상대로 우월 1점홈런(시즌 1호)을 뿜어냈다. 송광민은 5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 양성우가 4타수 3안타(2루타 2개), 하주석 역시 3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신바람을 냈다.
한화 불펜진은 송창식-박주홍-서 균-박상원-정우람(1이닝 무실점 세이브)이 이어던졌다. 전날(24일)에 이어 2경기 연속 불펜 무실점이었다.
'한화 천적'이라 불렸던 넥센 선발 최원태는 5이닝 8안타 3실점으로 시즌 첫패를 안았다. 개인통산 한화전 7경기째 등판만에 안은 첫패(3승)였다. 고척=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