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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넥센 로저스 6⅔이닝 2자책 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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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가 올 시즌 확실한 이닝이터 1선발을 얻었다. 기대했던 에스밀 로저스가 개막전 선발에서 안정감을 드러냈다.

로저스는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18 KBO리그 정규시즌 홈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7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최종 기록은 6⅔이닝 9안타 1볼넷 6삼진 3실점(2자책)이었다. 총 투구수는 106개로 경기 전 넥센 장정석 감독이 예고한 것보다는 약간 많은 수준이었다. 장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로저스에 대해 "오늘 투구수는 100개 안팎에서 조정해 줄 생각이다. 90~100개 정도로 예상한다"면서 "어쨌든 올 시즌 한 경기에서 110개는 넘게 던지지 않게 할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이날 로저스는 2년만의 KBO리그 복귀전에서 옛 친정팀 한화 타선을 상대하며 초반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로저스의 공이 나쁘다기 보다는 옛 소속팀 한화 타자들이 그의 공에 대한 분석을 많이 한 듯 했다. 1회초 이용규와 양성우를 각각 삼진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3번 송광민부터 5번 하주석까지 한화 클린업 트리오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다. 정근우를 유격수 땅볼로 잡고 어렵게 1회를 마쳤다.

2회에도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제라드 호잉에게 시프트의 허점 때문에 내야 번트 안타를 허용했다. 넥센 내야는 당겨치는 호잉의 타격 패턴을 노리고 우측으로 쏠려 있었다. 결국 비어있는 3루 쪽으로 호잉이 영리하게 번트를 대 안타를 만들었다. 로저스 입장에서는 기분 나쁜 진루 허용이다. 이어 호잉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최재훈도 중전안타를 쳐 무사 1, 3루가 됐다. 그런데 여기서 로저스가 1루 주자 최재훈을 견제하려다 악송구를 범하며 3루 주자 호잉을 홈에 불러들이고 말았다.

그러나 로저스는 수비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넘겼다. 오선진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낸 데 이어 1사 3루에서 이용규의 뜬공을 잡은 우익수 초이스가 정확한 송구로 홈에 태그업 하던 최재훈을 잡아주며 이닝을 끝내줬다.

3회에도 넥센 수비가 힘을 실어줬다. 1사 후 송광민에게 다시 중전안타를 맞은 로저스는 김태균에게도 좌전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넥센 수비진은 좌익수-유격수-2루수로 이어진 연계 송구로 2루까지 뛰던 김태균을 잡아냈다. 안정을 찾은 로저스는 하주석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안정을 되찾은 로저스는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 사이 넥센 타선도 6점을 뽑아줘 역전을 만들어냈다.

투구수 86개로 6회를 마친 로저스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1사 후 호잉이 친 타구가 1루수 박병호 앞에서 강하게 튀어오르며 외야까지 굴러가는 바람에 3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최재훈을 삼진 처리한 로저스는 오선진과 8구 승부를 하다 볼넷을 허용하면서 한계 투구수를 채웠다. 결국 넥센 벤치는 로저스를 이보근과 교체했다. 하지만 이보근이 이용규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는 바람에 로저스의 실점이 1개 늘어나고 말았다.

이날 로저스는 포심과 투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던지면서 최고구속을 150㎞까지 올렸다. 에이스다운 호투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로저스에게 홈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로저스는 모자를 벗어 흔들며 환하게 웃은 채 답례했다. 만족감에 가득찬 표정이었다.

고척돔=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