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가 20일 포수 정범모(31)와 투수 윤호솔(24)을 맞바꾸는 1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한화는 백업포수를 내주고 강속구 미래자원을 확보했고, NC는 시급한 포수 공백사태를 메우기 위해 우선지명으로 선발한 고액 계약금(6억원) 투수를 내줬다. 윤호솔은 이날 곧바로 잠실구장으로 향했고, 정범모는 오전까지 한화의 서울 원정숙소에 머물다가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의 시범경기가 열리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향했다.
정범모는 숙소에서 한용덕 한화 감독을 만나 "감독님께 힘이 돼 드리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한 감독은 "무슨 말이냐. 네가 잘 돼야지. 가서 잘하고 꼭 자리잡아라.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나자"라고 말했다. 정범모는 한화로선 아픈 손가락이었다. 유망주였지만 그때마다 주전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정범모가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하는 사이 조인성, 차일목, 허도환, 최재훈 등 베테랑 포수 여럿이 수년간 타팀에서 지속적으로 수혈됐다. 최근에는 지성준 엄태웅 등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 정범모의 입지를 마구 흔들었다.
한화는 정범모의 앞날을 위해서 길을 열어준 셈이다. NC에서 정범모를 콕집어 원했고, NC의 현상황이 아니었으면 유망주 윤호솔(개명전 윤형배) 카드를 꺼내들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윤호솔은 어깨 통증 재활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병역(공익요원)을 마쳤지만 6억원이라는 계약금이 말해주듯 잠재력이 있는 유망주다. 병역까지 마친 24세 강속구 투수는 그 값어치가 대단하다.
NC가 아끼던 자원까지 내놓기로 한데는 최근 시범경기 영향도 있었다. NC는 올시즌 김태군의 군입대로 심각한 포수공백이 예상됐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려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지난 18일과 19일 대전 시범경기에서 맞붙은 NC-한화. 당시 NC 포수 신진호는 수차례 불안한 블로킹에 포일까지 범했다. 19일 경기에서는 포일이 결승점 헌납으로 맞물리기까지 했다.
정범모는 일발 장타력이 있고, 1군 경험도 있다. 한 야구인은 "공교롭게도 그날 시범경기에서 NC 안방이 다소 흔들렸다. 트레이드 결단을 내리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윤호솔을 즉시전력감으로 보고 있지 않다. 천천히 만들어서 미래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 팀내 분위기까지 더해져 이번 트레이드는 급물살을 탔다. 공교롭게도 윤호솔과 한용덕 감독은 천안북일고 선후배 사이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