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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라 괜찮다? 얻어맞는 넥센 불펜,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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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에서는 좀 맞아도 괜찮은 걸까? 올 시즌 '다크호스'로 손꼽히는 넥센 히어로즈 불펜에 물음표가 걸렸다. 아무리 '점검 차원'의 성격을 지닌 시범경기라고 해도 좀 많이 얻어맞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17일까지 넥센 히어로즈의 팀 평균자책점은 7.64로 10개 구단 중 9위다. 시범경기에서 불과 4경기를 했는데, 29점(28자책)이나 허용했다. 선발들은 그런대로 나쁘지 않았다. 에스밀 로저스와 제이크 브리검은 각각 5이닝 3실점(2자책), 5이닝 5실점했다. 토종 3, 4 선발 최원태와 신재영도 5이닝 2실점, 3이닝 2실점이었다. 5선발 후보인 한현희도 3이닝 1실점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선발진들이 내준 점수는 결국 13점(12자책) 정도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5.14다. 좋다고 할 순 없지만, 이 정도면 '시범경기니까'하고 넘어가줄 수 있는 정도는 된다.

문제는 불펜진의 난조현상이 가볍지 않아보인다는 점이다. 올해 넥센 장정석 감독은 조상우를 붙박이 마무리로 선언했다. 체중을 감량하고 성실히 훈련에 임한 조상우는 150㎞가 넘는 강속구를 회복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시범경기에서도 2경기에 나와 2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뒷문은 단단하다.

하지만 선발과 마무리의 중간을 잇는 투수들이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장 감독이 필승조로 손꼽고 있는 김상수다. 김상수는 지난 14일 대전 한화전에 단 1번 나왔는데, 불과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 동안 3안타 2볼넷으로 5실점했다. 평균자책점이 무려 135.00나 된다. 투수조 조장이자 필승조의 핵심 선수인데, 구위나 제구가 안정적이지 못했다.

장 감독이 기대를 걸고 있는 하영민도 썩 좋지 못하다. 김상수와 같은 한화전에 선발 브리검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왔다가 1이닝 만에 2안타(1홈런) 2실점했다. 필승조 후보군인 윤영삼은 2경기에 나와 1⅓을 던졌는데, 5안타를 맞고 4실점했다. 그나마 이보근과 오주원 정도가 각각 1⅔이닝, 1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아낸 것이 위안이다.

아직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아 필승조 불펜 투수들의 누적 데이터는 적다. 게다가 시범경기다. 그래서 이런 부진을 그다지 심각하게 볼 필요가 없는 건 맞다. 하지만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해도 타자들에게 계속 얻어맞는 투수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타자들도 이런 투수들을 만만하게 여기게 된다. 이러면 일방적 천적관계가 형성되기 쉽다. 결국 넥센 불펜의 현 상태를 그냥 가볍게 넘길 수는 없을 것 같다. 장 감독은 어떤 대책을 만들어낼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