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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⑤] 신혜선 "3년 백수 시절, 연기 갈망에 불안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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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을 마친 배우 신혜선을 만났다.

신헤선은 2013년 KBS2 '학교 2013'으로 데뷔, '고교처세왕' '오 나의 귀신님' '그녀는 예뻤다' '아이가 다섯' '푸른 바다의 전설' '비밀의 숲'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나갔다. 빠르진 않았지만 한 계단씩 계단을 오르며 탄탄한 연기내공과 캐릭터 소화력을 쌓아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 '대세 배우'로 전성기를 맞게된 것.

"나한테는 다 좋은 작품이었고 기회를 만들어 준 작품이었다. '아이가 다섯' 할 때는 우리 커플이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고 '비밀의 숲'은 연검사가 너무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그래서 꼽는 게 어렵다. 다 느낌이 다른 캐릭터라 재미있었고 좋았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스물 한두살부터 시작하려고 해서 3년 백수로 있다가 데뷔를 하고 난 뒤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었다. 실질적으로 백수 기간이 크게 길진 않지만 이 일을 하고 싶었던 기간이 워낙 길다. 8세 때부터 하고 싶었다. 내가 원하는 일에 대한 갈망은 쭉 있었다. 이 일에 대한 갈망과 이상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커진다. 어릴 때 계획을 짰다. 말도 안되는 공상을 했다. 그런데 어릴 때 생각했던 시기가 점점 늦춰졌다."

가장 힘들었던 때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이상과 현실의 갭은 컸고, 어렸던 신혜선도 그 괴리감에 마음 고생을 해야했다. 그런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연기에 대한 열정,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가장 힘들었던 건 일도 일이지만 나에 대해 무기력해지는 느낌이었다.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하는데 그 끈이 끊어질 것 같은 느낌이 계속 있었다.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방법을 몰라서 시작하지 못하고 꿈만 꾸는 게 너무 길다 보니까 이뤄지지 않는 첫사랑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질적으로 부딪혔을 때 오디션조차 볼 수 없게 되며 좌절감을 느꼈다. 데뷔만 하면 잘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는데 실제로 시작하니까 그게 아니더라. 나는 너무나 작은 사람이었다. 그런 자괴감이 굉장히 큰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정말 너무 괴롭다. 어릴 때부터 빨리 데뷔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중학교 때 엑스트라로 시작했다 25세 때 데뷔했으니까 늦은 나이에 속했었다. 그래서 뭔가 계속 조급했던 것 같다. 인생은 서른부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서른이 되기 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었다. 그런데 기반이 안 잡히니까 계속 불안했다. 하지만 이 일을 계속 할 거라는 믿음은 있었다. "

'황금빛 내 인생'은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3無녀에게 가짜 신분 상승이라는 인생 치트키가 생기면서 펼쳐지는 황금빛 인생 체험기를 그린 세대 불문 공감 가족 드라마다. 신혜선은 극중 서지안 역을 맡아 열연했다. 서지안은 흙수저 출신이지만 밝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어머니의 욕심으로 해성그룹 딸 바꿔치기의 피해자 아닌 피해자가 되며 핍박받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목공일을 시작하며 꿈과 사랑을 모두 이룬다. 서지안은 흙수저의 비애를 짠하게 그려냄과 동시에 당돌한 걸크러시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와 함께 최도경(박시후)과의 애절한 러브라인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내 큰 호평을 받았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YNK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