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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2명 사망…부산 공공병원의 수상한 임상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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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암 치료로 유명한 부산의 한 공공 의료기관. 6년 전 이 병원은 폐암 수술을 받고 회복 단계에 있는 환자 7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그런데 임상시험 도중 환자 2명이 사망하고 4명에게 폐렴이 발생했다. 그러자 이 병원에 근무했던 한 의사가 "잘못된 임상시험"이라고 폭로했다. 병원 측은 "환자들이 임상시험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이 의사를 해고했다. 의사는 국회에 찾아와 기자회견을 통해 거듭 "허위 임상시험"이라고 맞섰다.

인체를 상대로 약품이나 의료기술의 효능을 시험해보는 임상시험.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탐사보도 세븐'이 집중 취재했다.

임상시험을 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바로 동물실험(전임상시험)이다. 그러나 이 병원의 임상시험은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내부고발자인 의사는 "동물에게도 하지 않은 실험을 사람에게 했다"고 주장한다. 병원 측은 아무 문제없이 동물실험을 하고 난 뒤 임상시험을 했다면서 자료를 제시한다. 누구 주장이 맞을까.

'세븐'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이 병원이 제시한 동물실험 자료는 전립선암 환자를 위한 것이지 폐암환자를 위한 동물실험이 아닌 정황이 포착되는 등 자료 곳곳에 문제점이 발견된다.

제작진은 이 병원의 임상시험 기록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한다. 임상시험에 사용된 약품이 일정 기간이 지나자 기존에 사용하던 약품에서 다국적 제약사 제품으로 바뀐 것. 약품이 바뀌면 임상시험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하지만 이 병원은 그런 절차도 없다. 취재진의 거듭된 확인 요청에 병원 측은 "약품 이름을 잘못 적어 넣었다"면서 그제서야 표기 실수라고 해명한다.

목숨을 담보로 한 임상시험의 기록을 이런 식으로 관리해도 되는 것일까. 아니면 말 못할 다른 사정이 있는 것일까.

제작진은 취재 도중 병원 측으로부터 뜻밖의 메일을 받는다. 메일에는 '세븐' 제작진의 취재에 시달리다 스트레스를 받아 병원을 그만둔다는 한 간호사의 진술서가 담겨있다. 하지만 이 간호사는 제작진이 취재 시작 전에 해외여행을 떠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취재진에게 시달려 병원을 그만 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밝혀지는 등 진술서 내용이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난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D 병원. 무엇을 감추려고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 일까.

오는 14일 (수) 밤 10시 방송되는 '탐사보도-세븐'에서는 한 공공 의료기관에서 벌어진 수상한 임상시험에 대한 자세한 취재 내용이 공개된다.

sj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