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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스토리 떠나보낸 피오렌티나, 눈물의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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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은 없었지만 모든 이들이 그를 기억했다.

피오렌티나가 11일(한국시각) 홈구장 아르테미오 프란키 스타디움에 베네벤토와 2017~2018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7라운드 일정을 소화했다. 지난주 우디네세 원정 숙소에서 주장 다비데 아스토리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지 1주일 만에 그라운드에 섰다.

스테파노 피올리 감독과 피오렌티나 선수단은 경기 전 워밍업에서 아스토리의 등번호인 13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라운드 출입구에는 피오렌티나 팬들이 양 옆으로 도열해 박수로 이들을 맞았고, 관중석에서도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들은 '선수들을 바라보는 디에고 델레발레 피오렌티나 구단주의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고 전했다. 라커룸에는 다른 선수들의 유니폼과 함께 아스토리의 유니폼이 걸렸다.

경기 전 피오렌티나와 베네벤토 선수들은 '차오(Ciao·안녕) 다비데'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며 아스토리를 추모하는 묵념을 실시했다. 관중석은 피오렌티나를 상징하는 보라색 깃발의 물결치는 가운데 '다비데 13'이라는 글귀를 만드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주심은 전반 13분 잠시 경기를 중단시킨 뒤 다시 1분 간 묵념을 실시하면서 하늘로 떠나간 아스토리를 추모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피오렌티나가 전반 25분 터진 비토르 휴고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이겼다. 휴고는 아스토리의 사진이 새겨진 티셔츠에 경례하는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기쁨을 아스토리에게 바쳤다. 경기 후 피올리 감독을 비롯한 피오렌티나 선수들 대부분이 눈물을 흘리면서 아스토리를 추억했다.

관중석에서도 이날 만큼은 아스토리로 하나가 됐다. 피오렌티나 팬 뿐만 아니라 원정팀인 베네벤토 서포터스까지 아스토리의 추모에 동참하면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스토리를 기렸다.

아스토리는 지난 7일 우디네의 한 호텔에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이탈리아 스포츠지 가제타델로스포르트는 '아스토리가 아침 미팅 시간이 됐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아 구단 직원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고, 투숙 중이던 호텔 방안을 둘러보니 이미 숨져 있었다'며 '수면 중 심장 내지 순환기 계통 질환으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04년 AC밀란에서 프로에 데뷔한 아스토리는 칼리아리, AS로마 등을 거쳐 2015년부터 피오렌티나에서 활약했다. 올 시즌에는 피오렌티나의 주장 완장을 차고 활약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에서도 11차례 A매치에 나선 바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