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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9일 사망, 가족-성추행 피해자 두번 울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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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조민기가 9일 사망했다. 향년 54세.

고인의 빈소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 건국대병원 204호에 마련됐다. 현재 빈소는 아내 김선진 씨와 딸, 아들이 지키고 있다. 유족들은 고인의 허망한 죽음을 믿을 수 없는 듯 오열만을 토해내고 있다. 취재진의 철수를 원하는 유족들의 요구에 따라 빈소 출입은 통제된 상태다.

조민기는 지난달 20일 자신이 부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청주대학교에서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이후 조민기는 '성추행 및 중징계는 명백한 루머로 엄중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의 반응에 분개한 피해자들이 실명까지 공개하며 피해사실을 폭로했고 청주경찰서 또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조민기 측은 "증언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바꿨다. 이후 성추행을 넘어 성폭행 미수 의혹과 음란 카톡 의혹까지 제기되며 논란은 가중됐다. 경찰은 조민기에 의한 피해자 열 명 이상의 증언을 확보하고 사건을 내사에서 정식 수사로 전환,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리는 한편 12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민기는 9일 오후 광진구 구의3동 대림아크로리버 지하주차장 옆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초 신고자는 조민기의 부인인 김선진 씨다. 김선진 씨는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자 오피스텔을 찾았고, 쓰러져 있는 조민기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119 대원이 출동했을 당시 조민기는 이미 심정지 및 호흡 정지 상태였고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건국대학교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이날 오후 5시께 끝내 세상을 떠났다.

조민기는 휴대폰까지 압수 당하자 주변에 전화를 걸어 "실망시켜 죄송하다"며 신변 정리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민기는 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9일 방송된 채널A '뉴스TOP 10'에서는 조민기와의 통화록이 공개됐다. 조민기는 "12일 경찰에 출두하기로 조정했다. 원래 6일 출석할 예정이었는데 딸이 대학원에 입학하는데 신경 쓰이지 않게 하려고 날짜를 늦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잘못에 대해 사과한다는 뜻과 딸을 비롯한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경찰은 조민기의 시신에서 특별한 타살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직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자택 등 다른 장소에 유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보강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민기가 사망함에 따라 그가 연루됐던 성추행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 된다. 사건을 담당한 청주경찰서는 "광진서를 통해 조민기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이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가 종결된다"고 전했다.

1965년 생인 조민기는 1991년 영화 '사의 찬미'로 데뷔, 배우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94년 드라마 '종합병원'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노란 손수건' '불멸의 이순신' '사랑과 야망' '에덴의 동쪽' '선덕여왕' '대풍수'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 2015년에는 딸 조윤경 양과 함께 SBS '아빠를 부탁해'에 함께 출연하며 '딸바보 아빠'로 사랑받기도 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