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는 '흥메이커'다. 경기중이나 덕아웃에서도 항상 흥에 넘친다. 덕분에 팀에 적응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그의 타격감은 적응력과는 달랐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롯데 마린스에서 뛰었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고 변화구에 약점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89경기에 나와 타율 2할1푼9리(269타수 59안타)에 10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삼진을 많이 당한다 해서 일본에서는 '삼진왕'이라는 썩 달갑지 않은 닉네임까지 얻었다. 그래서인지 두산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걱정이 많다.
직접 만난 파레디스는 자신감에 넘쳤다. 물론 '구춘 미야자키 베이스볼 게임스' 일본 프로야구팀과의 연습경기에서는 우익수를 맡았지만 수비에서 몇번 실수를 하기도 했다. 타격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8타수 1삼진 1안타에 그쳤다. 지난 4일 청백전에서 5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간신히 타격감을 찾은 모습이다.
공식 프로필에서는 신장 1m91, 체중 95㎏이라고 했지만 직접 만난 파레디스는 그보다 더 커보였다. 처음 본 기자에게도 천진난만한 웃음을 웃어보인 그는 '흥'이 많은 것은 성격이라고 했다.
파레디스는 "나는 어려운 사람이 아니다.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게 내 성격이라 감출 수가 없다. 두산에서는 동료들이 다들 잘해주고 있다. 다 가족처럼 지내고 싶다"고 웃었다.
변화구에 약점이 있다는 평에 대해 파레디스 본인은 "지금도 계속 연습중이다"라고 했다. "캠프에서는 코치들과 연습하면서 볼을 조금 더 빨리 본다는 느낌으로 타격을 하려고 한다. 내가 배트스피트는 빠른 편이라 볼을 판단하고 참을 수 있는 부분을 기르려고 연습하고 있다." 또 그는 "캠프에서는 좋은 공을 강하게 맞추려고 노력했고 공격적으로 하는데 주력했다"며 본격적으로 시즌이 시작되면 다를 것이라고 했다.
시즌이 시작되면 주로 1번 박건우와 함께 테이블세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5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뛸 때는 주로 2번 타자로 많이 기용됐었다. 그래서 어색한 것은 없다.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수비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1차 호주 캠프때는 2루수로 주로 나서고 2차 일본 캠프 때는 외야수로 나섰던 파레디스는 "물론 내야 수비와 외야 수비는 많이 다르다. 사실 외야 수비를 많이 해봐서 외야가 조금 더 익숙하긴 하다"며 "내야 수비 연습을 할 때는 잔발처리를 많이 신경쓰려고 하고 있다. 선발 라인업에만 들 수 있다면 어떤 포지션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두산이 3시즌동안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을 알고 있었다. 파레디스는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 올 시즌 내 첫번째 목표다. 두산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시즌 목표를 말했다. 그의 말처럼 팬들의 걱정을 뒤로하고 파레디스가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