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선발 자리에) 욕심이 나네요."
프로야구 선수 치고는 그리 크지 않은 체구(1m78,69㎏)에 아이돌 가수처럼 곱상한 얼굴. KIA 타이거즈 투수 박정수의 외향적 특징이다. 그러나 얌전하게만 보이는 이 선수의 가슴속에는 뜨거운 야망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수줍은 듯한 미소를 보이면서도 할 말은 하는 '야심가'라 할 수 있다. 박정수는 "선발 자리에 욕심이 난다"고 당당히 밝혔다.
지난 2월1일부터 37일간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친 KIA 선수단이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KIA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한결같이 "즐겁고 만족스러웠던 캠프"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성장했다"면서 "투수진에서 임기영이 다소 몸이 좋지 않아 개막 엔트리 합류가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한 대비는 충분히 세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이렇게 확실하게 '대비책'을 언급할 수 있던 건 투수진에서 새 전력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문경찬 이종석 유승철 박정수 등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긍정적인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이 가운데 박정수가 가장 눈에 띈다. 군제대파인 박정수는 올해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총 5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1.50(12이닝 8안타 3실점 2자책)을 기록했다.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에 빈 자리가 났을 때 가장 먼저 기회를 얻을 듯 하다.
박정수 역시 이에 대한 열망을 과감히 밝혔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캠프는 군 입대전보다 더욱 절실한 마음으로 임했다"고 밝혔다. 2015년 KIA 2차 7번으로 입단한 박정수는 입단 첫해 19경기에 나와 3패에 평균자책점 5.53을 기록한 뒤 그 해말 경찰청에 입단했다. 그리고 성적이 일취월장했다. 2016년 퓨처스 북부리그 다승왕을 차지한 뒤 지난해 말 군복무를 마치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게 됐다.
군 복무를 통해 박정수는 경기력과 함께 목표의식도 더욱 날카롭게 다듬었다. 그는 "군복무까지 마쳤으니 이제 1군에서 입지를 굳혀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올해 스프링캠프에 더욱 절실하게 임한 것 같다"면서 "아직 부족한 게 많지만, 1차 목표는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이다. 그 목표를 이루면 차근차근 다음 목표를 이뤄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정수는 군복무 이전과 달라진 점에 대해 "일단 경기에 많이 나가 던진 것이 도움이 됐다. 공의 무브먼트나 변화구가 좋아진 것 같다"면서 "그래도 지금은 50점 밖에 못 주겠다. 앞으로 볼 스피드를 좀 더 늘리고, 변화구 제구력도 더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은 솔직히 선발 자리에 욕심이 난다. 시범경기까지 잘 치러서 꼭 내 자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공항=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