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이 사라졌다."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 허영이 아닌 확신.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스프링캠프를 통해 얻은 성과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통합 2연패에 대한 긍정적 기류가 선수단에 형성됐다.
KIA 선수단은 지난 2월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37일 동안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뒤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번 캠프를 통해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의 기세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더불어 내외야 백업 강화와 젊은 투수들을 대상으로 한 4, 5 선발 찾기 역시 또 다른 과제였다.
KIA 김기태 감독은 캠프를 통해 이런 과제들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 하다. 무엇보다 특별한 부상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4선발 후보인 임기영이 어깨 통증으로 다소 페이스가 늦었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또 한승혁과 홍건희가 2월26일에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으나 시즌 개막에 즈음해서는 무난히 회복할 수 있을 전망. 김기태 감독은 이번 캠프에 대해 "선수들 모두 지난 시즌 우승의 환희는 잊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KIA가 '멋있는 팀'이란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좋은 모습으로 항상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펼쳐 보일 것"이라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입국 소감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 감독은 "전반적으로 재미있고 즐거운 캠프였다. 초반에는 날씨가 조금 안좋고, 나중에 약간 아픈 선수도 나왔지만 대체적으로는 만족스럽다. 선수들에게도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는 특히 선수들의 마음가짐에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자만심'이 아닌 '자신감'이 생겼다. 팀 전력과 성적을 수성하겠다는 책임감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사실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 전력이 고스란히 올 시즌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한 군제대 선수나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백업 전력도 강화됐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캠프에서 한층 자신감이 두터워진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캠프를 마치고 보니 지난해와는 달리 '두려움'이 사라진 것 같다. 각자 자기가 해야할 것을 정확히 해냈다. 팀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모습도 확인했다. 그래서 나 역시도 이번 캠프에서 단 한번도 화를 내지 않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늘 초심을 잃지 말 것을 강조했다. 자세를 낮추고 팬들에 대한 의무를 다하면서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하라는 점을 이야기 했다"면서 "올해 다른 팀도 전력이 강해졌지만, 우리 역시 자신감을 바탕으로 좋은 기운을 144경기 마지막까지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인천공항=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