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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기록으로 본 KIA의 희망&불안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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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에서 치르는 연습경기의 의미는 해석하기 나름이다.

'그저 연습일뿐'이라고 가볍게 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정규 시즌의 예고편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차이는 기록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어떻게 추려내느냐에 달려있다. 연습경기를 통해 쌓은 기록 중에서 무의미한 숫자를 걷어내고, 유의미한 결과를 추려내면 현재 팀의 상황과 보완점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그런 면에서 '디펜딩 챔피언' KIA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내용을 다시 한번 보자.

KIA 타이거즈는 이번 스프링캠프를 일본 오키나와에서만 치렀다. 그리고 여기에서 총 11번의 연습경기를 치러 4승7패를 기록했다. 연습경기는 정규시즌 경기와는 달리 '승리'가 목적은 아니다. 각각 시험하는 테마가 있다. 오늘은 내외야 백업 요원의 기량 테스트, 내일은 젊은 선발 후보군 시험, 모레는 외인투수 점검과 같은 식이다. 이왕이면 이기는 게 좋긴 하지만, 승패가 딱히 중요하진 않다.

대신에 선수 개별적으로 누적 성적은 잘 해석해볼 여지가 있다. 11번의 연습경기에서 쌓인 데이터는 나름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KIA 선수들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누적 데이터를 보면 희망요소와 불안요소가 교차하는 걸 알 수 있다.

우선은 영건들의 약진과 타선의 건재함이 희망요소다. 지난해 KIA는 리그 타격 1위의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웠는데, 올해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타격왕 김선빈은 발목 수술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7경기에 나와 6할(10타수 6안타)의 고감도 타격감을 보여줬다. 이어 김주찬(0.286)과 안치홍(0.412) 이명기(0.368) 최형우(0.375) 버나디나(0.316) 등 주전타자들 대부분이 괜찮은 타격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범호(0.222)와 나지완(0.250)이 약간 저조하지만, 이범호는 만루홈런 포함 4타점, 나지완은 3타점으로 팀 배팅을 했다.

투타에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도 보인다. 투수 쪽에서는 특히 박정수와 유승철이 치고 나왔다. 5경기에서 12이닝 동안 3실점(2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50을 찍었다. 총 12이닝 동안 투구수가 166개로 무척 공격적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선발을 노리는 투수에게는 매우 긍정적인 지표다. 다만 박정수는 7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볼넷도 7개를 허용했다. 이점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

유승철도 6경기에서 10이닝 동안 4안타 4실점(3자책점)하며 평균자책점 2.70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10이닝 동안 투구수도 142개로 적절했고, 6개의 삼진과 3개의 볼넷으로 제구력도 합격선이다. 이 페이스를 잘 이어가면 박정수와 좋은 선발 경쟁을 할 듯 하다.

타선에서는 황윤호와 최정민이 경쟁력을 입증했다. 황윤호는 11경기에 모두 나와 22타수 8안타, 타율 3할6푼4리를 기록했다. 홈런도 1개 쳤다. 최정민도 7경기에서 15타수 5안타 타율 3할3푼3리에 2도루로 날렵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런 희망적인 모습과는 달리 우려되는 면도 있다. 고질적인 뒷문 불안 현상이 올해도 반복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지난해 긴급 수혈했던 마무리 투수 김세현과 젊은 필승불펜 김윤동의 부진 때문. 김세현은 캠프 초반 컨디션을 조율하다가 연습경기에는 3번만 나왔다. 그러나 총 3⅔이닝 동안 9안타 3볼넷으로 6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도 70개(S:45 B:25)나 됐다.

김윤동도 5경기에서 7이닝 9안타 5실점으로 평균자책점 6.43을 남겼다. 7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내줬다. 또 총 139개의 투구수 중에서 볼이 무려 60개로 스트라이크(79개)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제구력 보완이 절실하다. 베테랑 임창용이 2경기 무실점으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혼자 뒷문을 계속 지키긴 힘들다. 김윤동과 김세현이 정규시즌에 맞춰 구위나 제구력을 회복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또 뒷문 불안현상은 반복될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