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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맛청혼→지금만나러"…소지섭X손예진, 17년간 기다린 '멜로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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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따뜻한 사랑 이야기가 그리웠다."

1년 후 비가 오는 날 다시 돌아오겠다는 믿기 힘든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남편과 아들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장훈 감독, 무비락 제작).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지금 만나러 갑니다'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아내를 떠내 보낸 뒤 어린 아들과 세상에 단둘이 남겨진 우진 역의 소지섭, 잃어버린 기억으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우진의 아내 수아 역의 손예진, 그리고 이장훈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이치카와 타쿠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앞서 일본에서도 영화로도 만들어져 멜로 열풍을 일으킨 작품이다.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다시 돌아온다는 판타지 설정과 신선한 전개, 명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담긴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웰메이드 멜로로 손꼽히며 오랫동안 관객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렇듯 일본은 물론 국내까지 두터운 관객층을 가진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한국 정서로 리메이크돼 3월 극장가를 찾은 것. 많은 관객에게 '인생 멜로'로 자리 잡은 작품인만큼 기대치가 상당한데, 첫 공개된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이러한 기대치를 충족시킬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며 보는 이들에게 만족감을 안긴다. '건축학개론'(12, 이용주 감독) 이후 시들었던 멜로 장르에 단비를 내린 '지금 만나러 갑니다'다.

특히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이끄는 소지섭과 손예진의 조합은 더할나위 없는 최상의 캐스팅이라고 평해도 손색 없을 정도. '회사원'(12, 임상윤 감독) '사도'(15, 이준익 감독) '군함도'(17, 류승완 감독) 등 한동안 남성미 넘치는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한 소지섭은 오랜만에 진한 감성을 자극하는 연기로 여성 관객을 설레게 만든다. 아내를 향한 진한 그리움과 순애보를 농밀하게 연기한 소지섭은 원조 '멜로킹'의 귀환을 알린다. 또한 전작 '연애소설'(02, 이한 감독) '클래식'(03, 곽재용 감독) '내 머리 속의 지우개'(04, 이재한 감독) 등 로맨스 장르에서 독보적인 티켓 파워를 과시한 손예진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역시 전매특허 청순함과 진폭있는 감정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멜로퀸' '감성 연기 퀸'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명품 연기로 작품을 이끌었다.

앞서 소지섭과 손예진은 2001년 방송된 MBC '맛있는 청혼'에서 남매로 한 차례 호흡을 맞춘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부부로 17년 만에 재회해 색다른 재미를 안긴다.

이날 시사회에서 소지섭은 "실제 아빠로서 어색하고 부족한 모습이 있는데 그런 모습이 캐릭터와 많이 닮았다. 그래서 편하게 연기하게 된 것 같다"며 아버지 연기를 한 소감을 전했다.

손예진은 "오랜만에 느껴보는 풋풋한 감성이었다. 억지로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설레임을 전달하고 싶었다. 계속 고민하면서 이장훈 감독, 소지섭과 논의를 많이 했다"며 "사실 여러 연령대를 연기했는데 관객들이 감정을 이입하지 못하면 어쩌나 고민했다. 후반 작업 도움을 많이 받았다. CG팀이 고생이 많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내 머리 속에 지우개' 이후 정통 멜로를 도전한 것에 대해 "그 작품이 벌써 14년이 지났나?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촬영하면서 예전 멜로 영화 '클래식' '내 머리속에 지우개' 등이 떠오르더라. 과거 멜로 작품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30대 중반이 된 내가 다시 멜로를 보여드리를 수 있어 개인적으로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소지섭과 손예진의 특급 콜라보를 성사시킨 이장훈 감독은 "관객 입장에서 소지섭과 손예진을 만났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 인간적인 면모가 많은 사람들이다. 소지섭은 굉장히 섬세하고 세심하다. 반면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툰 것 같더라. 그런 모습이 내 눈엔 귀엽게 보이더라. 의외로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하더라. 내가 생각했던 소지섭이라는 배우와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다르다고 느꼈다. 그런 모습들이 하나씩 쌓여가며 캐릭터에 묻어났다"며 소지섭에 대해 애정을 전했다.

또한 손예진에 대해 "손예진은 여신 이미지가 강하지 않나. 하지만 막상 만나보면 너무 털털하다. 예뻐보이려는 여배우면 어쩌나 싶었는데 오히려 개그 욕심이 많더라. 털털하고 솔직하다. 그러면서 약간 허당기도 있는데 그런 모습이 사랑스럽고 매력적이었다. 손예진의 눈물 연기는 관객이 예상할 수 있는 모습이지만 그 외에 다른 장면은 손예진이 아니면 못할 연기들이 담겨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장훈 감독은 "일본 영화가 개봉되기 전 소설로 이 원작을 처음 접했다. '사랑이라는 게 뭘까?'라는 의문을 갖다가 이 원작을 접하고 '곁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한 것'이라는 지점을 알게 됐다. 내가 가진 생각을 관객과 공유하고 싶었다"며 "앞서 제작보고회 때도 말했지만 처음엔 원작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워낙 훌륭한 작품이고 이 작품을 좋아하는 관객이 많아 '이 작품을 손대는게 맞는걸까?'라는 불안감이 있었다. 여러 고민에 빠졌는데 비슷한 지점을 따라가다보면 어설퍼 보일 것 같았다. 결국에는 내가 보고 싶고 만들고 싶은 영화를 내 스타일대로 만들어보자고 다짐했다. 그래서 원작과 달리 시나리오 각색을 많이 했다. 원작자들께 영화 촬영 전 시나리오 검수를 해야했다. 소설가와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좋아해줬다. 흔쾌히 리메이크 허락을 받게 됐다. 특히 원작과 다른 지점을 많이 좋아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서준, 공효진 등 깜짝 카메오 출연에 대해 "제작자가 '청년경찰'을 제작했는데 그때 인연으로 박서준을 캐스팅하게 됐다. 그리고 공효진은 손예진이 섭외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에 손예진은 "임팩트 있는 역할이라 지인 중 고민을 많이 했다. 공효진도 흔쾌히 허락했고 다음에 공효진 작품에 카메오로 출연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웃었다.

한편,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이치카와 타쿠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소지섭, 손예진, 김지환, 고창석, 이준혁, 손여은, 이유진, 김현수, 배유람 등이 가세했고 신예 이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