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믿을 것은 타격이다.
야구에서 가장 못믿는 것을 타격이라고 한다. 선수가 144경기 동안 잘칠 때와 못칠 때가 있고, 이것이 모여 팀 전체가 활발한 타격을 할 때가 있고 전체적으로 슬럼프에 빠질 때가 있다. KIA도 지난해 우승을 했지만 전체 타격에서는 사이클이 있었다. 전반기에 엄청난 타격을 했던 KIA는 후반기엔 집중력이 떨어지며 힘들게 1위 싸움을 했다. 선발이 튼튼했지만 불펜이 불안했기에 타격에 좀 더 기댔던 게 사실. 팀타율 3할2리라는 역대 최고 팀타율을 기록한 타선이 KIA 우승의 핵심이었다.
올시즌엔 타격 의존도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양현종-헥터 노에시의 20승 듀오가 건재하고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였던 팻 딘과 지난시즌 풀타임을 첫 경험한 임기영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문경찬 박정수 등 불펜진 보강도 가능해졌기에 마운드가 조금 더 좋아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임기영이 어깨통증으로 인해 개막때까지 맞추기가 힘들어지면서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이 닥쳤다. 5선발뿐만 아니라 4선발까지 찾아야하고, 그에 따른 불펜진 변화도 불가피하게 됐다. 임기영이 빨리 돌아온다면 큰 어려움이 없을 수도 있지만 만약을 대비해야한다.
KIA에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타격이 초반부터 터지는 일이다. 지난해엔 로저 버나디나와 김주찬이 초반 부진을 겪어 타율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이범호까지 초반 부상으로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올시즌엔 정성훈과 유민상 등 타격에서 도움을 줄 선수들이 보강돼 타선에 여유가 생겼다. 초반 컨디션을 올리지 못한 선수 대신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들로 타선을 꾸릴 수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좋은 분위기에서 즐겁게 훈련을 했지만 그 속에서 열띤 경쟁이 있었다는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KIA 타선이 개막부터 터져준다면 마운드에선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타선의 집중력이 높아 득점이 많아지면 4,5선발이 불안하더라도 이닝을 좀 더 끌고 갈 수 있고, 불펜진 역시 여유있게 운용할 수 있다.
김선빈(0.370) 최형우(0.342) 이명기(0.332) 버나디나(0.320) 안치홍(0.316) 김주찬(0.309) 나지완(0.301) 등 무려 7명이나 3할 타율을 기록했던 KIA 타선이 올시즌에도 잘 터진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꾸준히 좋은 활약을 했던 베테랑 선수들이 많아 기대감이 높다.
KIA는 지난시즌 안정적인 선발진과 호쾌한 타격으로 초반부터 앞서나가며 우승이란 큰 성과를 거뒀다. 올시즌에도 좋은 출발을 하기 위해선 타격의 초반 강세가 필수다. 시범경기를 통해 얼마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