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넘볼 수 없을 것 같았던 기록에 아산 우리은행 위비가 다가섰다. 이제 단 하나의 관문만 남았다.
우리은행이 6시즌 연속 정규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리은행은 4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시즌 신한은행 여자프로농구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78대5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이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우리은행은 29승6패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마지막까지 맹렬히 뒤쫓던 청주 KB스타즈의 추격을 가까스로 따돌린 우승이다. 시즌 중반까지 여유있게 선두를 질주하던 우리은행은 후반부 KB스타즈가 연승 가도를 타며 불안해졌다. 특히 지난달 25일 치른 KB스타즈와의 맞대결에서 72대76으로 패한 것이 치명상이었다. 당시 우리은행이 무난하게 승리를 거뒀다면, 매직넘버를 1로 줄이고 여유있게 남은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다미리스 단타스-박지수 조화를 앞세운 KB스타즈의 벽을 넘지 못했고, 결국 마지막 경기까지 쫓기게 됐다. 만약 우리은행이 최종전에서 신한은행에 패했다면, 더이상 남은 경기가 없기 때문에 5일 열릴 KB스타즈와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끝내 자력 우승에 성공했다. 6시즌 연속 정규 리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과거 '레알 신한'으로 불렸던 신한은행의 최전성기 시절과 타이 기록이다. 신한은행은 초호화 군단을 앞세워 2007년부터 6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었다. 정규 시즌 우승으로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은 우리은행이, 챔피언 결정전 트로피까지 들어올린다면 그때의 신한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또 5시즌 연속 홈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리은행은 춘천호반체육관을 홈으로 썼던 기간 동안, 2013~2014, 2014~2015, 2015~2016시즌에 모두 홈에서 정규 리그 우승을 확정했고, 아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첫 시즌(2016~2017)에도 홈팬들이 보는 앞에서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기에 더 극적이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주전 선수들의 체력 저하 등 초반부터 악조건 속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베테랑 임영희와 '에이스' 박혜진, FA(자유계약선수) 효과를 톡톡히 본 김정은의 합류까지. 노련한 국내 선수들을 앞세워 끝내 우승을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이제 한국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가는 길을 걷게 됐다.
아산=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