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프링캠프가 한 달여 간의 일정을 보내고 이제 종료를 앞두고 있다. 각 팀별로 귀국일이 조금씩 다르지만, 늦어도 10일까지는 모든 팀의 캠프 일정이 마무리 된다.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모든 팀들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꿈과 희망에 부풀었다.
특히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팀들은 '올해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각오를 다지고 또 다졌다. 그리고 이 각오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 역시 의욕적으로 훈련과 연습경기에 임했다. 긴장의 끈이 그 어느 때보다도 팽팽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런 팽팽한 긴장감이 돈 캠프의 부작용도 간과할 순 없다. 마치 너무 잡아당긴 줄이 끊어지듯, 캠프 종료에 즈음해서 각팀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를 거쳐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 들어가 있는 LG 트윈스에서는 투수 류제국과 외야수 이형종이 각각 허리와 왼무릎 통증으로 지난 3일 귀국했다. 이형종의 경우는 지나친 의욕이 부른 화다. 지난 2월26일 삼성과의 연습경기 때 도루를 시도하다 무릎을 다쳤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에서도 부상에 따른 조기 귀국자가 발생했다. 선발 및 핵심불펜으로 활용이 기대되던 우완 투수 홍건희와 한승혁이다. 각각 왼쪽 대퇴부와 우측 내전근 통증으로 지난달 26일 귀국해 한국에서 재활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중도 귀국까지는 아니더라도 페이스가 좋지 않은 선수도 있다. 투수 임기영도 한동안 우측 어깨에 미세 통증이 있어 페이스가 늦어졌다. 4번타자 최형우도 잠시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가 회복 중이다.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NC 다이노스도 투수 장현식과 내야수 박민우를 한국으로 보냈다. 장현식은 연습경기 중 우측 팔꿈치 통증으로 지난달 24일에 귀국, 정밀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별다른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박민우도 같은 시기에 조기 귀국했다. 지난해 12월 발목 수술을 받은 박민우는 일종의 보호 차원에서 귀국시킨 케이스다. 이밖에 삼성 투수 정인욱(2월1일) 두산 투수 김명신(2월15일)에 일찌감치 한국으로 들어왔다.
훈련 일정 종료를 코앞에 두고 다치는 건 시기적으로 볼 때 최악이다. 앞으로 일주일 이내에 스프링캠프가 종료되고, 곧바로 시범경기가 이어지며 약 3주 후에는 정규시즌이 개막되기 때문. 치료와 재활, 그리고 정상 복귀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 자칫 한 시즌 전체의 플랜이 망가질 수도 있다. 그래서 부상 방지를 위해 극도로 조심해야 할 시기다 바로 최근이다. 훈련과 연습경기를 대충 할 수는 없지만, 그러면서도 부상은 피해야 하는 상황. 스프링캠프 막바지의 고민거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