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배우. 김태리가 아름답다.
2016년 충무로 거장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를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배우 김태리. 성(性)의 장변까지 뛰어넘어 스스로 자신의 운명과 사랑을 개척하는 숙희 역을 맡아 어려운 감정 연기부터 파격적인 노출연기까지 완벽히 해내며 그해 열린 시상식 신인상을 석권한 그는 영화 '1987' '리틀 포레스트' 등 차기작에도 믿음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블루칩'을 넘어선 '충무로 대표 배우'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김태리가 대중의 큰 사랑과 지지를 받는 이유는 단순히 '연기를 잘해서'만은 아니다. 사회의 영향력을 끼치는 자리에 있는 배우로서 당딩히, 또 명료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소신까지 아름다운 배우'이기 때문이다.김태리는 지난 1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최근 개봉한 주연작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 영화사수박 제작)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촛불집회 참석, 미투운동 등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6월 민주항쟁을 다룬 지난해 개봉작 '1987'(장준환 감독)에서 방관자의 입장에서 민주화운동을 바라보다 점차 참여자가 되는 평범한 대학생 연희 역을 맡은 바 있는 김태리. 그는 "저도 합리하다고 느껴도 저하나 목소리 낸다고 바뀔 것은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영화('1987')에 참여하고 연희를 연기하고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그런(부정적인) 생각들의 희망적으로 바뀐 것 같다"며 지난 해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등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일에 망설이지 않게 된 계기를 전했다.또한 김태리는 문화예술·연예계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 사회 전체의 뜨거운 감자로 떠 오른 '미투운동'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의 크기를 감히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만약에 제가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저 역시도 침묵을 해야만 했을 그 구조가 좀 끔찍스러워서 지지의 말을 하게 됐다"며 "일련의 일이 기적 같다. 이런 운동들이 그냥 폭로와 사과가 반복되다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것이니까. 이 운동이 꼭 더 나은 사회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길이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김태리가 '미투 운동'에 대해 언급했던 건 '뉴스룸' 출연 때 만이 아니다. 그는 '리틀 포레스트' 언론 시사회 이후 취재진과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미투운동'이 최근 가장 큰 관심사라고 언급하며 "피해자에 대한 공감 없이 바로 사태에 대한 분석으로 들어가니까 참 아쉽다. 피해자에게 타깃이 되는 현실이 힘들다"며 힘줘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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