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컹은 가진 게 참 많아요. 저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말컹의 플레이를 잘 살려볼게요."
1부 리그로 승격한 경남에 '물건'이 들어왔다. 주인공은 김준범(20)이다. 부평고-연세대 등 명문교를 거친 김준범은 '될 성 부른 떡잎'으로 불린다. 빠른 스피드에 뛰어난 기술은 물론, 득점력과 패스능력까지 갖췄다. 프로 무대에 걸맞는 '당당한 멘탈'까지 갖춰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다.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지만, 이제 막 20세가 된 어린 선수다. 27일 그랜드힐튼에서 열린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김준범의 표정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소 굳어있는 표정. 바로 옆자리 말컹이 많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는 사이, 김준범은 굳은 자세로 앉아있었다.
하지만 그 긴장이 풀리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준범은 "이런 자리에 와보니 정말 신기하네요"라며 웃은 뒤 "시즌 개막도 다가오고 미디어데이에도 나와보니 내가 정말 프로에 왔구나 비로소 실감이 납니다"라고 했다.
프로에 첫 도전을 하는 유망주지만,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김준범은 "말컹은 선천적인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K리그 선수들에게선 보기 힘든 강점"이라며 "말컹은 가진 게 참 많다. 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말컹의 플레이를 잘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김준범은 자신의 '친 형' 김준선과 함께 올 시즌 경남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형과 함께 하다보니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이 있다"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형제가 모두 프로에서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특히 부모님께 형제의 활약을 보이고 싶다는 김준범이다. 그는 "아버지는 축구를, 어머니는 배구를 정말 좋아하신다. 아들 2명을 축구선수로 키우시면서 너무 많은 고생을 하셨다. 이젠 성공해서 그 희생과 사랑에 보답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준범은 "아버니께서 전남 목포에서 물류 유통 관련 일을 하시는데 너무 바쁘시니까 나와 형의 경기를 제대로 보지를 못하신다. 어머니께서 녹화하시는 것을 일 끝낸 뒤에 보시곤 하셨는데, 프로 경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꼭 아버지께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태국과 국내 전지훈련을 통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김종부 감독님이 추구하는 방향을 잘 알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많은 분들께서 경남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을 하실텐데 감독님과 형들을 도와서 놀랄 만한 일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