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오달수가 자필 사과문으로 성 추문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에 나설 전망이다. '엄지영 폭로' 이후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그가 꾹꾹 눌러담아 적은 자필 사과문으로 성난 대중의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오달수는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작성된 게시글 댓글을 통해 성 추문 배우로 지목됐다. 오달수를 폭로한 피해자A는 "1990년대 부산 가마골 소극장. 어린 여자 후배들을 은밀히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던 연극배우"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오달수는 성 추문 논란 속에서도 논란을 해명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 각종 논란 속 의혹을 키웠고 엿새 만에 "나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성추행)은 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전했다.
그간 논란에 적극 대응하지 않은 이유로 예정된 영화 촬영과 피해자A의 주장을 검증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그는 피해자A를 향해 '실체 없는 네티즌의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오히려 논란이 불거지자 댓글을 삭제한 피해자A의 행보에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강경한 해명과 반박에 나선 오달수의 입장 발표 이후 성 추문 논란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입장 발표 당일 JTBC '뉴스룸'을 통해 피해자A의 직격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사건은 새 국면을 맞았다. '실체 없는 네티즌의 허위 주장'이라던 오달수의 입장이 피해자A가 등장하면서 전면 뒤집힌 것. 피해자A는 "과거 오달수와 연극 '쓰레기들'에 함께 출연했다. 그때 당시 오달수가 4기 선배였다. 우리에겐 상당히 높은 선배였고, 어느 날 내게 잠시 이야기하자며 따라갔다 성폭행을 당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못했던 일이었다"며 댓글에서 언급한 이야기 외에 다른 사건을 폭로하기도 했다. 오달수의 성추행은 비단 한 번으로 끝난게 아닌 여러 차례 겪은 행위라는 것. 더불어 피해자A는 "나 외에 다른 피해자도 있다"고 덧붙여 충격을 안겼다. 실체가 드러난 피해자A의 고백에 성 추문 논란은 더욱 혼란에 빠졌고 그런 상황 속에서도 오달수 측은 여전히 "사실무근"이라며 피해자A를 명예훼손 등의 법적 대응까지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성 추문 논란에 팽팽하게 맞선 오달수와 피해자A. 대중은 피해자A의 충격 폭로 속에서도 강경하게 대응하는 오달수의 태도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믿고 봤던 '천만 요정'이기에 계속된 그의 결백을 믿고 싶은 심리가 작용했다. 그러나 더는 대중도 '천만 요정'을 지지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피해자A의 등장에도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오달수에 두 번째 피해자가 등장했기 때문. 이번엔 실명, 얼굴을 모두 공개한, '미투 캠페인'의 주인공 연극배우 엄지영이다.
엄지영은 지난 27일 밤 방송된 '뉴스룸'에 출연해 과거 오달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엄지영은 "2000년 초반 오달수를 처음 만나 연기 조언을 구했다가 모텔로 이끌려가게 됐다. 편하게 이야기하자면서 '더운데 씻고 하자'는 식으로 옷을 벗겨주려고 제 몸에 손을 댔다"고 고발했다. 그는 "댓글 올린 분의 글을 보고 '나도 이제 얘기할 수 있겠구나'하고 기다렸다. 그러나 피해자A가 마녀사냥 당하고 댓글을 내리더라. 오달수가 사과를 할 줄 알았다. 기다렸는데 사과는커녕 그 사람이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없었던 일처럼 말하는 게 용서가 안됐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학생들이 '선생님 열심히 할게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 아이들이 열심히 해서 현장에서 나 같은 일을 당하게 될까 너무 싫었다. 나 역시 내 이름을 공개하지 않으면 없었던 일이 될 것 같았다. 지금도 오는 길에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라는 말에 기가 막히고 '그래,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라는 생각이 들어 오늘 인터뷰 용기를 냈다"고 분개했다.
이어 엄지영은 "법적 대응이 걱정된다. 말 그대로 오달수는 '천만 요정'인데 '사람들이 내 말을 믿을까? 저 사람 말을 믿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주변에서도 '인터뷰를 안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다"며 "무고죄로 걸면 걸라고 하라. 나는 정말 있었던 일이고, 증거는 댈 수 없지만 나한테는 있었던 사실이다. 본인 증거 없다고 나한테 사과하지 않고 미안한 마음 안 가진다 하더라도 이걸 보고 있는 사람들이 알 것이다. 내가 뭐 하려고 내 얼굴 대고 이름 대고 '나도 당했다'라며, 여자배우가 얘기를 하겠는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미투 캠페인'의 본질을 몸소 전한 엄지영의 인터뷰는 방송 직후 폭발적인 화제를 모으며 대중의 공감을 샀다. 그리고 두 명의 피해자가 등장한 상황에서 보일 오달수의 태도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현재 오달수 역시 엄지영의 인터뷰를 봤고 이날 밤 이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자필로 사과문을 작성 중이다. 오달수의 소속사 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고위 관계자가 본지를 통해 직접 "오달수가 자필 입장문을 작성 중이다. 우리도 그의 자필 입장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과연 오달수는 자필 입장문을 통해 어떤 해명을 할까. 또한 자신의 모든 과오를 인정하고 피해자들과 대중에게 어떤 사과의 메시지를 전할까. 자신의 양심을 걸고 억울함을 호소했던 오달수가 힘들었던 두 피해자의 고백에는 또 어떤 양심으로 입장을 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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