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이원근이 학교 폭력 피해에 대해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 소년과 원하는 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 소년, 그리고 그 두 소년 사이에 있는 천진난만한 소녀.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10대들의 권력과 폭력의 비극을 그린 청춘느와르 '괴물들'(김백준 감독, (주)K 프로덕션·버티고필름·플로우식스 제작). 극중 수현의 절친한 친구이자 연인인 용준 역을 맡은 이원근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극중 재영은 평범하게 살고 싶은 고등학생 이지만 교내 1인자 자리를 거머쥐게 된 양훈(이이경)의 타깃이 돼 집요한 폭력을 당한다. 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만다.
지난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데뷔한 이원근은 '굿와이프' '저글러스'까지 다수의 드라마에 출연하며 신예답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김기덕 감독의 '그물', 김태용 감독의 '여교사', 이동은 감독의 '환절기' 등 전혀 다른 장르와 매력의 영화에 출연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온 이원근. 살아 남기 위해 괴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소년 재영 역을 맡아 순수한 면모부터 복수와 변화를 꾀하는 섬뜩한 모습까지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이날 이원근은 영화의 주제가 된 학교 폭력에 대해 "학교 폭력이라고 하면 키워드를 콕 집어 말하지 않더라도 많은 자료들이 나오지 않나. 1년 반년전만 해도 지금처럼 언론에 나오는 그런 사건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진짜 이런 학교폭력이 있냐고 감독님께 물었더니 '정말 많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본인의 학창시절은 어땠냐'는 질문에 "저 학창 시절에도 학교 폭력이 있긴 있었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그는 "학교 되돌아보면 희고 마른 친구들은 괴렵힘을 당한다. 저도 그랬다. 재영이처럼 콕 찝어서 365일 괴롭힘을 당한 건 아니지만 오늘은 너, 내일은 너 이런 식으로 지명됐다"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이에 이원근은 '학교 폭력 기억 때문에 이 작품을 하는게 두렵진 않았냐'는 말에 "그래서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집에서 대본을 받았는데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괴물들'은 이원근, 이이경, 박규영 오승훈, 김성균 등이 출연하고 '리베라메'(2001),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003), '달려라 장미'(2006) 등 다수의 상업영화에서 제작 스탭 및 조감독으로 참여하고 '작별들'(2011)을 연출한 김백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3월 8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