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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임순례 감독 "성폭력 등 女영화인 환경 열악...성평등센터로 개선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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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임순례 감독이 문화계 전반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미투 운동'과 오는 3월 개소를 앞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힐링을 전해줄 휴먼 영화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 영화사수박 제작). 연출을 맡은 임순례 감독이 21일 오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제보자'(2014) '남쪽으로 튀어'(2012)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등을 통해 부드럽지만 힘이 있는 연출력으로 언론과 대중 모두에게 인정 받아온 임순례 감독. '글로리데이'(2015), '미안해, 고마워'(2011) 등을 제작하며 제작사로도 확고히 자리를 잡아온 그가 4년만의 연출작 '리틀 포레스트'로 오랜만에 관객을 찾는다.

일본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리틀 포레스트'는 화려하고 거대한 스케일의 블록버스터, 자극적인 설정의 스릴러, 진득한 눈물을 강요하는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최근 영화판에서 단연 눈에 띄는 작품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의 풍광과 그 안에 살아가는 20대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소박하면서도 가슴에 깊은 울림을 선물한다.

이날 임순례 감독은 할리우드를 시작으로 최근 한국 문화계까지 번지고 있는 '미투 운동', '타임즈업' 운동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임 감독은 "굉장히 바람직하고 좋은 움직임이다. 이러한 움직임들은 우리 사회가 조금 성숙하고 투명하게 되는 데 큰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이어 그는 "영화계, 문화계 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 에나 갑을 관계가 형성돼 있고 이런 갑을 관계로 인해 은폐되고 반복되는 것들이 많았다. 그리고 행하는 사람들도 문제인지 몰랐던 것들, 그리고 행동을 받으면서도 소리 내지 못했던 사람들, 그런 당연히 여겨지는 감수성이 우리 사회에 묻혀 있었던 것 같다. 요새 젊은 친구들은 다르다. 과거와 달리 이런 문제에 더욱 민감하다. 어쩔 수 없이 충돌되어야 하고 개선되어야 했던 것들이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마침내 그러한 타이밍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성영화인모임과 영화사 명필름 심재명 대표와 함께 주축이 돼 오는 3월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을 출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임순례 감독. 그는 이 센터에 대해 "논란이 되는 일련의 사건이 터지기 전, 작년부터 준비했던 센터다"며 "성추행 등에 관한 문제 뿐 아니라 어성 영화인들의 노동 환경은 굉장히 열악하다. '여배우는 할 영화가 없다'는 여배우의 말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여감독과 남감독의 성비 차이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영화계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고 개선하려고 노력하려는 단체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남녀 모든 영화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남성 영화인들이 생각하는 성에 대한 인식, 여성들이 생각하는 노동조건 등을 알아보고 준비했다. 여성들은 여러 힘든 점이 있어도 이야기 할 만한데가 없다. 센터가 월 1일 개소 하는데, 현재 사회적 움직임도 그렇고 반드시 꼭 필요한 센터이자 기구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등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여자가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들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등이 출연하고 오는 28일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