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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Live]'당찬 열일곱'정재원, 최연소 빙속 메달리스트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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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빙속의 희망' 정재원(17·동북고)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최연소 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재원(17·동북고)은 21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펼쳐진 남자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결승에서 이승훈, 김민석과 함께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30·대한항공) 김민석(19·성남시청) 정재원으로 이뤄진 대한민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21일 밤 10시 17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펼쳐진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노르웨이와의 결승에서 3분 38초52의 기록으로 패했다. 3분37초32의 노르웨이에 1.20초 뒤졌다. 아쉽게 2위를 기록했지만 맏형 이승훈부터 막내 정재원까지 하나 된 혼신의 질주였다.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메달리스트는 손꼽는다. 김윤만이 1992년 알베르빌 대회 1000m 은메달, 이강석이 2006년 토리노 대회 500m 동메달을 땄다. 2010년 밴쿠버에서 '한체대 삼총사' 모태범-이승훈-이상화가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를 따냈다. 2016년 소치올림픽에선 이상화가 2연패했고, 이승훈이 팀추월에서 주형준, 김철민과 함께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평창올림픽에서 '깜짝 스타'들이 등장했다. 남자 1500m 김민석이 아시아 선수 최초의 동메달을 따냈다. 이상화의 여자 500m 은메달에 이어 남자 500m 차민규가 은메달을 획득했다. 그리고 이날 이승훈-김민석-정재원의 금메달로 대한민국 빙속의 금빛 계보가 완성됐다. 여러모로 뜻깊은 메달이다. 이승훈은 올림픽 3연속 메달, 김민석은 멀티메달, 막내 정재원은 최연소 메달 기록을 세웠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 속에 고등학생이 올림픽 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림픽 역사에서 최연소 메달리스트는 만 15세의 나이에 1976년 인스부르크올림픽 3000m 은메달을 따낸 안드레아 에리히 미츠케를리치(독일)이다.

정재원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두살 위 형 국가대표 정재웅의 영향으로 스케이트를 처음 신었다. 형이 스케이트 타는 모습이 너무 재밌어보여 따라 탄 소년은 나가는 대회마다 트로피를 휩쓸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동북고 진학 후 한체대 링크에서 '대선배' 이승훈과 함께 훈련하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맏형 이승훈과 막내 정재원의 나이차는 무려 13살이다. 띠동갑을 넘는 나이차다. 서른살 이승훈과 열아홉 김민석, 열일곱 정재원이 끌어주고 밀어주며 이날 메달을 합작했다. 정재원이 지난해 10월 평창올림픽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던 순간 사람들은 '이변'이라 했지만 이승훈은 "저는 재원이가 잘 탈 줄 알았어요"라고 했다. 정재원은 여름방학 내내 한체대 링크에서 이승훈과 함께 훈련했다. 백전노장 이승훈은 '어린 재능'을 한눈에 알아봤다.

평창올림픽 시즌 함께 나선 첫 국제대회부터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2017~2018시즌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1차 헤렌벤 월드컵 팀추월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매스스타트에서도 이승훈은 금메달을, 정재원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이를 뛰어넘어 이들은 환상의 파트너였다.

강릉선수촌 입촌후 이승훈은 정재원과 한방을 썼다. 정재원의 형, 정재웅도 함께였다. 밴쿠버 금메달리스트 이승훈과 평창 동메달리스트 김민석, 여기에 패기만만한 정재원이 가세했다. 이승훈은 "재원이가 첫 올림픽이라 부담감이 조금 있는 것같은데 잘 풀어주려고 하고 있다. 분명 잘 탈 것"이라며 믿음을 표했다.

이승훈은 "(정)재원이와 나이 차가 있지만 선수로서 매우 훌륭하다. 팀추월, 매스스타트에서 호흡이 좋기에 평창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정재원은 "(이)승훈이 형과 함께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첫 올림픽이라 긴장되는데 승훈이 형 덕분에 든든하다"면서 "승훈이 형과 함께 평창에서 좋은 결과 얻고 싶다"고 말했다. 정재원은 고등학생이라고 믿기 힘든 침착한 레이스로 첫올림픽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13살 차 한솥밥 선후배가 평창올림픽에서 동반 메달의 꿈을 이뤘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