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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폭로·내사·하차…조민기 성추행 의혹, 하룻새 바뀐 국면 셋(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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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조민기의 성추행 논란이 새 국면을 맞았다.

조민기는 20일 부교수로 재직 중이던 청주대학교에서 여학생을 성추행 했다는 추문에 휘말렸다. 이에 대해 조민기 측은 "성추행 및 중징계는 모두 명백한 루머이고, 악성 루머를 양산하는 위법행위에 대해 엄중 대처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이후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며 사건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이에 이번 사건의 쟁점을 짚어봤다.

▶ 격려 차원 vs 명백한 성추행

"추가 제보자나 피해자가 없었다"는 조민기 측의 주장과 달리 "조민기에게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증언들이 쏟아졌다. KBS '뉴스9' SBS '8시 뉴스' 등에서는 "조민기가 노래방에서 과도한 스킨십을 하고 부적절한 메시지를 보냈다"는 피해자 및 목격자 증언이 나왔고, JTBC '뉴스룸'에서도 "조민기가 새벽에 오피스텔로 오라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민기는 '뉴스룸'을 통해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한 애들이 있더라 .노래방이 끝난 뒤 수고했다고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밝히며 논란은 가중됐다.

조민기의 입장 표명 이후 실명까지 공개하며 피해 사실을 밝히는 이들도 나왔다. 연극배우 송하늘은 자신의 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 "조민기의 성추행은 공공연한 사실이었지만, 아무런 힘이 없는 우리가 캠퍼스의 왕인 그에게 맞설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오피스텔로 여학생들을 불러 성관계를 비롯한 성적 농담을 하고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 그러나 조민기에게 자주 불려갔던 학생들이 오히려 꽃뱀 취급을 당했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폭로했다. 청주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했다는 김 모양 또한 대학 게시판을 통해 "조민기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자고가라며 옷 속에 손을 넣었다. 이밖에도 입을 맞추고 손을 잡고 허벅지를 만지는 등의 행동은 부지기수였다. 피해자가 수두룩한데도 조민기 측에서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화간 난다. 잘못했으면 인정하고 처벌 받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 경찰조사 성실히 임할 것 vs 피해자 신고 필요

논란이 거세지며 경찰도 나섰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조민기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사안들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하는 중으로, 청주대학교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다만 피해자의 신고나 고소가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현재까지 접수된 건이 없다"고 밝혔다. 청주대학교 측은 "성추행 사태로 조민기에 대해 중징계가 결정됐다. 28일 자로 교수직 면직 처리가 될 것이다. 경찰 측의 수사 협조에도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의 입장은 아직 정식수사로 전환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나 가해자를 소환조사 한다거나 적극적으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범죄 사건의 경우 친고죄 와 반의사불벌죄 규정 폐지로 인해 피해자의 고소가 없더라도 제3자의 고발이 있다면 처벌이 가능하게 됐다. 또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논란이 거세지고 수사 기관까지 나서자 조민기 측은 입장을 바꿨다. 조민기 측은 "성추행 관련 증언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OCN 토일극 '작은 신의 아이들' 하차를 선언했다. '작은 신의 아이들' 또한 조민기의 하차를 받아들였고 21일 제작발표회 또한 예정대로 진행, "조민기의 하차로 당혹스럽긴 하지만 분량이 많지 않아 큰 무리는 없다. 불가항력적인 일이라 생각하고 재정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누구의 거짓말인가

폭로전과 경찰조사 성립 여부도 중요하지만,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 핵심 쟁점은 '누구의 말이 진실이냐'는 것이다.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피해자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사건의 핵심 쟁점과 사건의 진행 과정 및 방향 등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전하고자 본지는 법무법인 창과방패 이민 대표에게 자문을 구했다. 이민 대표는 전 국회의원 정책비서관이자 현 종로 서부 구로 남대문 경찰서 자문 변호사로 KBS 법률방송 등 다수의 매체에서 자문을 구했던 전문가다.

이민 대표는 "사건의 세부 내용에 따라 혐의가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봤을 때 형법 강제추행, 혹은 성폭법 중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이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형법 강제추행이 적용되면 한 명당 한 번의 성추행이 있었을 때 10년 이하의 징역 혹은 1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된다. 한 번당 한 건의 범죄가 성립되기 때문에 피해자가 더 많이 나오거나 동일인이 여러번 피해를 당했다면 형량은 높아진다. 교수와 제자의 관계이기 때문에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이 적용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피해자 진술이 사실이라고 가정할 때 조민기가 성범죄 전과가 없고 한 명의 피해자를 한 번 성추행 하는 것으로 끝났다면 벌금형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교수라는 특수 지위를 이용해 권력 관계에서 성범죄를 저질렀다면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된다. 또 피해가 다수이거나, 장기간에 걸쳐 여러 번, 혹은 특정 학생에게 수차례 성추행을 했다면 유죄로 인정되기 쉽다. 이럴 경우 가해자가 감형을 받으려면 피해자와 형사합의를 반드시 봐야 한다. 합의가 안된다면 실형 가능성도 있다. 형법상 강제추행은 7년, 성폭법은 5년의 공소시효를 가진다. 2013년 초에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면 공소시효와는 무관한 사건이다. 또 만약 피해자 중 빠른년생으로 한 해 일찍 입학한 미성년자 신입생이 있다면 미성년자 강제추행이 적용되는 조항이 달라지기 때문에 형량은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고 전했다.

또 "시간이 오래 지난데다 성범죄가 일어나는 장소적인 특성상 동행인이 아닌 이상 목격자가 있을 수 없고, 당시 촬영본이나 녹음본 등 객관적 증거가 있기 어렵다. 결국 성범죄 특성상 진술 싸움이 된다. 이럴 때는 피해자 진술을 위주로 사건이 흘러가는데 경찰 검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진술이 엇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양측의 진술을 대조하는 체크를 한다. 그게 핵심이다. 누가 더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모순되지 않게 진술을 하느냐가 재판의 관건이 된다. 피해자 진술에 크게 모순이 있거나 일관성이 없는 경우가 아니면 조민기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성범죄만의 특수성이다. 또 통상적으로 사건이 불거지며 용기를 못내 숨죽여 있던 다른 피해자들이 동참하거나, 수법이 비슷하거나,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조민기 조심하라. 성추행 당한다'는 등의 소문이 만연했다거나 하는 당시 재학생들의 증언이 있다면 유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상황만 놓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이르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나중에 사건이 진행되며 조민기가 억울하게 당했다고 한다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여러 변수를 두고 생각해야 한다. 결국 죄에 대한 판단은 사법기관, 궁극적으로 재판에 의해 가려져야 할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