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가 하나도 없이 모두 상실된 경우 틀니를 만들어도 환자가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틀니가 고정되지 않고 돌아다니고 잇몸이 눌려서 아프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10여년전부터 임플란트를 몇 개만 한 뒤 그 위에 틀니를 만드는 방식이 많이 각광을 받았다.
이렇게 하면 기존 틀니에 비해서 안정되어 움직이지 않고 잇몸도 아프지 않게 돼 환자가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여기에 추가적인 장점으로 환자에게는 여러 개의 임플란트를 심지 않아도 되므로 경제적으로 유리하고, 치과의사에게는 어려운 부위에 임플란트를 하지 않고 수술이 비교적 쉬운 위치에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어 환자와 치과 의사 모두 윈-윈 하는 좋은 치료 방법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식의 임플란트 틀니가 지금은 환자와 치과의사 모두에게 골칫거리가 되어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심어놓은 임플란트에 문제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래턱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뼈가 약한 위턱에 4개 정도의 소수의 임플란트를 심고 틀니를 만든 경우 미국의 경우에서도 임플란트 생존률이 75%를 넘지 않는 것으로 발표돼 왔고 더구나 단단하고 질긴 음식을 선호하는 한국인에게서는 50~60% 정도의 생존률도 쉽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위턱에 비해 아래턱은 이보다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지만 골질과 골량의 조건과 교합 조건에 따라 실패율이 임플란트를 여러 개 심은 경우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가 그동안의 경험과 축적된 자료를 통해 소수의 임플란트를 심고 틀니 하는 방식에 대해서 가지게 된 결론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환자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모든 방법의 치료에 대한 선택이 자유롭다면 위턱에는 최소 8개 아래턱에는 최소 6개의 임플란트를 심고 위·아래 각각 12개의 크라운을 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둘째, 환자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위턱에 4개 아래턱에 2개의 임플란트를 심고 크라운을 한 후 여기에 부분 틀니를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단, 심미적으로나 교합적으로 문제가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
셋째, 환자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고 심미적으로나 교합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면 기존의 방법을 부득이 취하지만 다음과 같이 10여년전에 비해 개선된 치료를 하고 있다.
①임플란트의 표면 처리가 약한 골질에도 좀 더 잘 견딜 수 있는 임플란트를 선택한다. 다행스럽게도 10여년간 임플란트가 상당한 발전을 이뤄 개선된 임플란트를 심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②수술 후 되도록 임시 틀니의 부적절한 사용을 막아 뼈가 단단하기 전에 유해한 힘이 가해지는 것을 막는다.
③디지털 가이드를 이용, 가장 이상적인 위치와 방향으로 임플란트를 심는다.
④비타민D와 비타민B를 충분히 섭취한다.
⑤틀니를 만든 후 부드럽게 음식을 먹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⑥반드시 3~4개월에 한 번씩 내원, 치주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고 치석·치태 등을 제거한다.
위에 열거한 바와 같이 치과의사는 다른 임플란트의 경우에 비해서 좀 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치료를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며 환자는 좀 더 주의 깊고 섬세한 관리를 위해 치과에 내원 횟수가 많아짐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부득이 임플란트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을 수 있다는 것도 서로 알고 있어야 한다.
요즘도 소수의 임플란트 식립 후 틀니를 하는 방식을 만능인 것처럼 소개되는 글을 자주 보게 된다. 과거 10여년 이상의 경험과 축적된 자료 등을 통해 이제는 좀 더 신중하고 적절한 치료 방법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글·이호정 서울순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