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이 시작되면 국내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종목이 바로 쇼트트랙이다. 메달을 딸 확률이 무척 높기 때문이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다르지 않다.
지난 17일 열린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최민정이 500m 실격의 아픔을 딛고 압도적 기량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임효준이 남자 15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에 이어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서 두번째 금메달이다.
외신도 한국의 '쇼트트랙 사랑'에 주목했다. 17일(한국시각) 미국 'LA 타임즈'는 '한국인들은 쇼트트랙에 대한 집착을 놓기 힘들다'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이 매체는 '한국인들의 쇼트트랙에 대한 열정을 이해하려면, 2002년을 떠올려야 한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안정환이 미국골에서 동점골을 기록한 후 김동성 세리머니를 했다. 안톤 오노와의 충돌로 김동성이 실격을 당했고 오노가 금메달을 획득하자 모든 한국인들이 분노했고, 미국올림픽위원회는 서버가 다운될 정도였다. 한국올림픽위원회가 스포츠 중재 재판소에 항소했지만 거절당했고, 폐막식 불참을 선언했다가 정식적으로 참석했으며, 당시 주심이 호주 사람이었기 때문에 주한 호주대사관에도 폭탄 위협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쇼트트랙 열기는 엄청나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 J.R 셀스키도 '쇼트트랙은 한국인들의 스포츠다. 보통 아시아에서 대회를 하면 관중들이 조용한 편인데,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LA 타임즈'는 또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올림픽에서 거둔 성적(금메달 29개) 주목하며 '대표팀 선수들은 마치 락스타처럼 인기가 많고, 경기장 주변에서 수 많은 팬들에 둘러싸인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다. '최근 일어난 여자 500m 결승전에서 최민정이 실격을 당한 후 캐나다 대표팀 선수 킴 부탱의 SNS에서 네티즌들이 목숨을 위협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융단폭격을 날렸다'면서 '오노가 한때 한국에서 오사마 빈 라덴에 이어 두번째로 미움받는 사람이었고, 엄청난 위협을 받았던만큼 부탱의 심정을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