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파파고 스포츠콤플렉스에서 가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에서 3대4로 패했다. 전지훈련 연습경기는 승패의 의미가 없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보강할 부분을 확인하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과정에 불과하다. 특히 새로운 인물에 관해서는 연습경기를 통해 컨디션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LG의 대표적인 새 선수는 쿠바 출신의 내야수 아도니스 가르시아(29)다. LG는 지난해 말 '흙속의 진주' 찾듯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3루 수비가 안정적이고 중장거리포를 날릴 수 있는 4번타자 감이라는 평가를 했다. 과연 가르시아는 실전서 기대치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연습경기에 두 차례 모두 출전했다. 가르시아는 지난 14일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경기에서 4번타자로 출전해 1회초 2사후 김현수가 우중간 가르는 2루타로 기회를 만들자 상대 선발 다마이 다이쇼를 상대로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날 넥센과의 경기에서는 대타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1-3으로 뒤진 5회 1사 3루서 박용택의 대타로 나간 가르시아는 넥센 최원태를 상대로 좌전적시타를 날렸고, 2-4로 뒤진 7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한현희의 한복판 공을 통타해 중견수 쪽으로 2루타를 터뜨린 뒤 임 훈의 적시타때 홈을 밟았다.
연습경기 합계 성적은 5타수 3안타 2타점이다. 아직 홈런은 없지만, 두 차례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적시타를 터뜨린 것이 인상적이다. LG가 기대하고 있는 가르시아의 이상적인 타격이다. 경기 후 가르시아는 구단을 통해 "득점 찬스에서 타점을 올려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매 경기 승리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중일 감독도 흐뭇해하고 있다. 류 감독은 경기 후 "수비는 아직 안하고 있지만, 타격은 괜찮다. 오늘도 박용택 다음에 지명타자로 나가 두 방을 때렸다"면서 "배트스피드도 괜찮고 선구안도 좋다"고 평가했다. KBO리그 투수들에 적응해야 하는 만큼 공을 신중하게 보고 있고, 스윙도 힘보다는 정확성에 신경을 쓰면서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 감독은 "수비만 잘하면 문제 없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류 감독은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가르시아를 4번타자로 기용할 계획이다. 3번과 5번은 김현수 박용택이 유력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순서가 바뀔 수 있고 다른 타순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그러나 4번타자는 붙박이로 가야한다는 것이 류 감독의 생각이다. 찬스에서 안타를 칠 수 있는 능력만 된다면 4번타자로 더이상 바랄 게 없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LG의 4번타자는 들쭉날쭉했다. 양석환, 루이스 히메네스, 정성훈 등이 맡았다. 4번이 안정적이지 않으니 타선 전체가 힘을 받지 못했다. 결국 LG는 역사상 처음으로 팀평균자책점 1위를 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팀이 됐다.
LG는 24일 2차 전훈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본격적인 실전 감각 연마 단계에 들어간다. 가르시아는 오키나와에서 3루수로 출전할 예정이다. '해결사'의 자질이 엿보이는 가르시아에 관한 평가가 또 어떻게 달라질 지 궁금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