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설 연휴는 금빛 연휴가 될 전망이다. 강원도 평창에서 전해질 금메달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올 듯하다. 설 안방을 후끈 달굴 스타들은 누가 있을까.
우선 설 당일인 16일 오전 금메달 소식을 들려줄 스타가 기다린다. 대관식을 앞둔 '스켈레톤계 신(新) 황제' 윤성빈(24·강원도청).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스켈레톤 3차 시기를 시작하는 윤성빈은 1시간여 후부터는 메달색을 결정지을 4차 시기에 도전한다.
스켈레톤은 엎드려서 썰매를 타는 종목이다. 누워서 타는 루지와는 정반대다. 때문에 트랙 얼음과 가장 근접해서 내려온다. 스켈레톤은 별도의 방향 조정 자치가 없다. 엎드린 상태에서 어깨와 무릎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면서 미세하게 방향을 바꿔야 한다.
윤성빈의 기량은 어느 정도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금메달 또는 은메달을 충분히 딸 수 있는 수준이다. 동메달권에 있는 김지수(24) 악셀 융크(독일) 토마스 두쿠르스(라트비아) 등과는 격차가 있다. 이미 국제대회에서도 입증이 됐다.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에 7차례 출전, 5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윤성빈은 그 동안 평창 트랙에서의 주행도 380회나 마쳤고 최근 주행으로 떨어진 체력도 100%로 끌어올린 상태다. 강력한 금메달 경쟁자는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다. 윤성빈이 세계랭킹 1위를 찍기 전 지난 10년간 스켈레톤계 정상을 지키던 독보적 존재다. 두쿠르스의 각오는 남다르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대회에서 나란히 은메달에 그쳤다. 하지만 윤성빈은 금메달을 추호도 양보할 마음이 없다. 13일 오후 올림픽 공식주행을 마친 윤성빈은 "전력노출 때문에 스타트는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날은 얼음이 얼마나 달라졌나, 썰매 감각을 익히는데 비중을 뒀다"고 밝혔다. 이어 "얼음 상태가 좋아져 오히려 트랙이 더 쉬워진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강력한 금메달 경쟁자인 마르틴스 두루크스(34·라트비아)의 기록에 대해선 "어느 대회를 가든 연습주행 때 보면 각이 나온다. 그래도 뚜껑은 열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이틀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전한 윤성빈은 "정신력은 훈련과 실전에서 똑같다. 스타트 라인에 섰을 때만 달라질 뿐"이라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훈련이 잘 됐다. 아마 테스트이벤트 때보다 기록이 더 잘 나오지 않을까"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17일 밤에는 두 개의 금메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메달 밭'인 쇼트트랙이다. 여자 1500m와 남자 1000m가 오후 7시부터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펼쳐진다. 2002년 솔트레이크 시티 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1500m의 금메달은 한국과 중국으로 양분돼 있다. 고기현-진선유가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고 이후 저우양에게 2연패를 허용했다. 그러나 2018년은 한국이 압도적이다. 그 중에서도 최민정(20·성남시청)이 1500m 최고 스타로 등극했다. 네 차례 월드컵에서 세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월드컵 500m랭킹 1위다. 여기에 단거리는 약하지만 중장거리에 강한 심석희와 김아랑도 충분히 메달 획득이 가능하다. 금-은-동 싹쓸이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여자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면 바로 남자 선수들의 금빛 레이스가 기다리고 있다. 1500m 금메달리스트 임효준(22·한체대)과 '고교생' 황대헌(19·부흥고)에게 기대를 걸 수 있다. 임효준은 월드컵 1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1500m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2관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황대헌도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2위에 올랐다. 1500m에서 넘어진 아쉬움은 1000m에서 풀어낼 예정이다.
스켈레톤과 쇼트트랙에서 연일 쏟아지는 금메달 소식에 2018년 설 연휴는 훈훈해질 것으로 보인다.
평창·강릉=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