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와 일본의 항의에도 북한 응원단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북한 응원단은 12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리그 B조 남북 단일팀-스웨덴전에서 독도가 표기된 한반도기를 사용했다.
민감한 사안이다. 당초 IOC는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삭제할 것을 권고했다. 정치적 의미가 스포츠에 결부될 것을 우려했던 선택. 지난 4일 단일팀-스웨덴 아이스하키 첫 평가전서 등장했던 '독도 한반도기'를 일본 정부가 문제 삼고 나선 것이 발단이었다. 우리 정부는 6일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빼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IOC의 권고에도 북한 응원단은 개회식은 물론, 10일 단일팀의 아이스하키 스위스전에서도 '독도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전을 펼쳤다.
IOC의 권고에도 북측은 '독도 한반도기'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북한의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법적 근거로 보나 역사적 근거로 보나 (독도는)우리 민족 고유의 영토로서 그 영유권은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다. 이번 대회 기간 통일기에 독도를 표기하는 것은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문제도 아니고 또 따지고들 문제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했다.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북한 응원단이다. 지난 10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여자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의 조별리그 B조 1차전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은 정체불명의 가면을 쓴 채 북측 가요 '휘파람'을 불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각에선 '김일성 가면'이라고 했다. 11일 통일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인했다. '북측 스스로가 그런 식으로 절대 표현할 수 없다'는 게 통일부의 설명이었다.
독도 한반도기와 가면 등 응원도구들로 북한 응원단이 이슈로 떠오르자 IOC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11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 사안을 다뤘다. 마크 아담스 IOC 대변인은 "공식 유니폼과 깃발 등은 남북 및 IOC가 로잔에서 합의한대로 했다. 그 이외 문제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성백유 평창조직위 대변인은 "경기를 방해한다면 막을 의무가 있지만, 소품관리 등 관중행위 등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권한은 (조직위엔)없다"고 했다.
이러한 북측의 움직임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다름아닌 일본. 일본 우익 매체 산케이는 개회식 후 '남북 공동입장 땐 한반도기에 독도가 없었지만, 북한은 일본과의 영토 문제를 이용해 남한과의 화합을 도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노 타로 일본 외무장관은 "북한이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11일 IOC-평창조직위 공동 기자회견 때는 일본 NHK 소속 기자가 "단일팀의 아이스하키 경기 중 독도가 새겨진 한반도기가 등장했다. 정치적 메시지 아닌가"라고 따지듯 묻기도 했다.
강릉=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