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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스타]'남녀 싱글 전쟁의 전초전' 팀이벤트, 가장 빛난 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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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최고 인기 종목은 단연 피겨스케이팅이다.

아이스하키와 함께 '동계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스케이팅은 대회 흥행과 이슈의 핵심 역할을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그 관심도가 더욱 높아졌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스타 선수들이 올림픽 불참을 결정하며 피겨 스타들의 위상이 더욱 올라갔다. 하뉴 유즈루(일본), 네이선 천(미국),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는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손색이 없다.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는 동부지역 시청자들의 황금시간에 맞추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오전 10시 경기 진행을 요청했을 정도.

이 슈퍼스타들의 향연을 미리 볼 수 있는 팀 이벤트(단체전)가 캐나다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팀 이벤트는 국가 대항전으로 남녀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4종목의 국가별 쇼트프로그램 순위에 따른 포인트를 합산해 메달 색깔을 결정한다. 캐나다, OAR, 미국, 일본 등 피겨 강국들이 총출동했다. 그중 캐나다가 웃었다. 캐나다는 12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팀 이벤트에서 팀포인트 73점을 얻어 OAR(66점)과 미국(62점)을 제치고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캐나다는 지난 소치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했다.

누가 메달을 딸지 우승 못지 않게 관심을 모은 것이 싱글 선수들의 경기력이었다. 이번 팀 이벤트는 남녀 싱글의 전초전으로 불렸다. 단연 눈에 띈 것은 역시 '여제' 메드베데바였다. 김연아 은퇴 후 최강자로 불리는 메드베데바는 11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81.06점의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기록(80.85점)을 0.21점이나 끌어올렸다. 메드베데바는 발목 부상으로 올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선수권대회 등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메드베데바는 올림픽 무대에 들어서자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여제'임을 확인시켰다.

메드베데바에 이어 12일 프리스케이팅에 나선 알리나 자기토바(OAR)도 눈부셨다. 자기토바는 158.08점을 기록하며 개인 최고기록을 작성했다. 프리스케이팅 2위에 오른 미라이 나가수(미국·137.53점)에 무려 20.55점 앞섰다. 자기토바는 가산점이 1.1배로 높아지는 후반부에 7번의 점프를 모두 배치하는 극단적인 전략을 앞세워 고득점을 획득했다. 예술성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었다. 메드베데바와 자기토바는 여자 싱글 개인전에서 불꽃 튀는 대결을 예고했다.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ISU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자기토바(238.24점)가 메드베데바(232.86점)를 따돌렸다.

남자부에서는 패트릭 챈의 부활이 주목받았다. 이번 시즌을 끝내고 은퇴를 예고한 챈은 회춘한 모습으로 과거 '피겨킹'의 위엄을 과시했다. 챈은 9일 쇼트프로그램에서 81.66점을 받으며 3위에 올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깔끔하게 상공시키며 시즌 최고점인 179.75점을 받아 고국에 단체전 금메달을 안겼다. 개인의 첫 올림픽 금메달이기도 하다. 하뉴에 가려져 있지만, 실력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쇼마 우노(일본)도 만만치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우노는 올림픽 데뷔전이었던 9일 쇼트프로그램에서 103.25점을 받았다. 2위였던 알렉세이 비첸코(이스라엘)에 14.76점 앞선 압도적 기록이었다. 우노는 프리스케이팅에는 나서지 않았다.

여기에 쇼트프로그램에서 부진했던 '점프괴물' 네이선 천, 11일 강릉에 도착한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등이 가세하면 아름다웠던 은반은 전쟁터로 바뀐다. 진검승부는 17일(남자), 21일(여자)부터 시작된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