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고현정은 떠났지만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SBS 수목극 '리턴'이 고현정 하차 후폭풍을 제대로 맞고 있다. '리턴'은 5일 고현정과 제작진의 불화로 촬영을 중단했다. 그리고 7일 고현정의 하차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고현정 측도 제작진과의 의견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하며 하차를 받아들였다. 이후 '리턴'은 고현정을 대신할 후임 배우 물색에 나섰고,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7일 고현정의 PD 폭행설에 이어 10일과 11일 주동민PD의 고현정 폭행 미수설과 고현정의 법정신 프롬프터 요구설이 제기되며 논란은 재점화됐다.
10일 자신을 '리턴'의 스태프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현정을 섭외해 광고 수익을 챙기려던 제작진은 고현정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그의 분량을 대폭 축소시켰고, 고현정의 연기와 외모를 일일이 지적했다. 5일에도 주동민PD가 장면마다 연기를 트집잡자 고현정이 폭발했다. 하지만 주PD는 마이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인터넷 악플을 읽어내려갔고, 결국 고현정이 폭발했다 30분간 고성이 오간 끝에 주PD가 '이럴거면 때려치라'고 했고 고현정이 욕을 했다. 주동민PD는 고현정의 뺨을 때리려 했고, 고현정이 그를 밀쳤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배우 윤지민이 자신의 SNS에 고현정의 사진을 게재하며 논란은 가중됐다. 윤지민은 "스펀지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 이 언니는 충격을 늘 온몸으로 떠안고 있다"라며 고현정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리턴' 7,8회 대본을 두고 누워있는 고현정의 모습과 '대중에게 빚진 일. 어떻게 갚을지'라는 글귀가 담겨있었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고현정 옹호파와 설정파로 나뉘어 설전을 벌였고, 논란이 가중되자 윤지민은 자신의 SNS에서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그런데 11일에는 이와 같은 폭로와 전혀 상반된 내용의 주장이 제기돼 또 한번 파란이 일었다. 자신의 '리턴' 스태프라고 주장한 한 네티즌은 "고현정과 주동민PD, 그 누구의 편도 들고 싶지 않지만 윤지민을 통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정말 아니다 싶었다"며 "현장에 최소 100명이 있는데 주연 배우가 얼굴이 부어 안 나온다고, 그냥 기분이 별로여서 안 나온다고, 그냥 아무 소식도 못 듣고 기다리기도 한다. 대중에게 빚진 일? 그런 배우가 대사도 안 외워서 드라마의 핵심인 법정신에 프롬프터 달라 그러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다 바보로 보이나"라고 폭로했다.
일련의 사건에 대해 SBS 측은 "해당 글은 현장 스태프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익명으로 작성한 글이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이전에 나온 '주동민PD가 고현정을 폭행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긴 폭로글에 대해서는 "해당 게시글에 적힌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반면 고현정 측은 해당 논란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채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했다.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이들의 익명 폭로전이 이어지며 '리턴'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 사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사자가 직접 입을 열고 속 시원하게 모든 걸 밝히는 것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아직까지는 '침묵'을 택했다. SBS 측은 5일 마지막 다툼이 벌어진 현장에 있던 스태프 진술을 확보하는 등 폭행설 등에 관련된 이슈를 해명하려는 준비도 했었지만, 여러가지 사안을 고려해 일단 침묵을 지키기로 했다. 고현정 측 또한 "드라마에 피해가 될 것을 우려해 더이상은 어떠한 말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아무리 '침묵은 금'이라지만 질척한 폭로전에 '리턴'을 떠난 고현정도, 아직 '리턴'에 남아있는 이들도, 새롭게 제안을 받은 박진희 측도, '리턴'을 지켜봤거나 봐야할 시청자들도 모두 마음 불편한 상황이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모든 걸 깔끔하게 밝히고 데스매치를 벌이든, 아니면 양측 모두 이미지만 실추시키는 폭로전을 접든 양자 택일을 해야 '재기'를 기약할 수 있다. 더 이상의 진흙탕 싸움은 대중의 피로도만 올릴 뿐이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