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응원단이 지난 10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첫 경기에서 젊은 남성 얼굴의 가면을 쓰고 응원한 데 대해 '김일성 가면'이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다.
북한 전문가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에서 김일성은 신적인 존재로 과거 김일성 배지를 분실할 경우 정치범 수용소(행)까지 각오해야 하는 북한에서 사실 '영원한 주석'의 얼굴, 그것도 젊은 시절의 얼굴을 가면으로 만들어 응원하는 경우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 자체가 신성모독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젊은 남성의 주인공이 북한의 인민배우로 평가받는 리영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차 연구위원은 "사진에 나온 가면의 인물은 김일성의 젊은 시절 얼굴로 보기에는 견강부회의 해석이 강하다"면서 "오히려 북한판 아이돌 스타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 인민배우 리영호 사진을 보면 그 이미지가 비슷하다"고 했다. 차 연구위원은 "리영호가 아니더라도 요즘 뜨는 인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리영호는 1963년생으로 영화 '홍길동', '전환', '줄기는 뿌리에서 자란다' 등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평양대극장에서 연극지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 영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를 연출했던 벨기에의 안자 데르망 감독은 그를 두고 '북한의 조지 클루니'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김일성 가면'이 아니라 '미남 가면'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통일부는 11일 '보도 해명' 자료에서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하는 북한응원단' 제하 보도는 잘못된 추정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 있는 북측 관계자 확인 결과, 보도에서 추정한 그런 의미는 전혀 없으며 북측 스스로가 그런 식으로 절대 표현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미남 가면은 휘파람 노래를 할 때 남자 역할 대용으로 사용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북한 응원단은 남쪽에도 널리 알려진 북측 가요 '휘파람'을 부르며 이 가면으로 얼굴을 가렸다. '복순이네 집 앞을 지날 때 이 가슴 설레어 나도 모르게 안타까이 휘파람 불었네'라는 가사가 담긴 이 노래는 복순이라는 이름의 여성을 남몰래 사모하는 남성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