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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부터 멜로까지"…'화유기' 차승원, 이쯤되면 '연기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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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쯤 되면 '우마왕' 차승원을 '케미왕'이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차승원은 현재 방송 중인 tvN 토일드라마 '화유기'(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박홍균)에서 코미디와 정극을 오가며 다양한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앞서 옛사랑 나찰녀 역의 배우 김지수를 바라보는 애절한 눈빛을 살짝 보여준 바 있는 차승원은 지난 주말 방송된 13회에서 감성적인 눈물 연기를 제대로 폭발시켰다.

사랑하는 이의 1만 년 윤회의 고통을 한꺼번에 짊어지기로 하고 별 화살을 온몸으로 맞았던 우마왕(차승원)의 순애보는 손에 땀을 쥐고 봐야 할 순간이었다. 김지수를 향한 차승원의 애잔함은 차고 넘쳐 안방극장을 눈물짓게 했다. 김지수와 멜로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그를 '케미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둘이 서로를 바라보고 서 있을 때는 안타까운 비련의 남녀 주인공 같았다.

차승원은 마비서 역의 이엘과 '우견케미'도 선보이고 있다. 오랜 기간 함께해 온 설정이라는 두 요괴의 연기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

우마왕은 삼장 진선미(오연서)를 찌르려고 한 마비서의 칼에 대신 찔리고서도 자신의 편을 믿고 지키려는 대인의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마비서는 사랑하는 이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위험한 선택을 한 뒤 눈이 안 보이게 된 우마왕을 위해 히말라야 만년설의 귀한 나무 열매를 따오는 등 그야말로 충신 그 자체다. 수보리조사(성지루)의 칭찬에 마비서는 "마왕님이 훌륭하시니까요. 그런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라며 존경심을 내비쳤다. 두 요괴의 신의와 우정 역시 차승원과 이엘의 완벽한 연기 호흡으로 빛나고 있다.

신조어를 탄생시킨 '우원지간', 차승원과 이승기라는 환상의 조합 역시 이 드라마의 볼거리다. 두 사람은 매일같이 티격태격한다. 앙숙인 듯하지만 최근 서로를 챙기는 마음이 조금씩 드러나며 깨알 웃음을 안기고 있다.

우마왕은 무리한 손오공의 부탁을 매번 못 이기는 척 들어주고, 손오공 역시 누구도 쳐다보지 않을 때 우마왕을 챙겨주는 등 차승원과 이승기는 색다른 브로맨스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차승원은 요력을 쓰는 연기에 민망해하는 이승기에게 손수 재현하는 등 현장을 화기애애하게 이끌어가는 모습이 메이킹 영상을 통해 수차례 공개돼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차승원은 매 작품에서 상대 배우와 완벽한 연기 합으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해내고 있다. 원맨쇼도 잘하지만 상대와 어울릴 때 매력이 배가하는 연기자라고 할 수 있다.

'화유기'에서는 이승기와 이엘, 김지수, 오연서뿐 아니라 좀비이자 아사녀 역의 이세영과 저팔계 역의 이홍기, 사오정 역의 장광 등 다른 모든 출연진과 각기 달리 대면할 때 탁월하게 연기를 조율하며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키고 있다. 또 '암내 공격'으로 물리쳐야(?) 했던 경비원 역의 단역배우와 '케미왕'의 면모를 살려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한 절대 낭만퇴마극이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tvN을 통해 방송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