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지난해 신인 1차 지명에서 선택한 투수 곽 빈은 대형 기대주다.
배명고 3학년 시절 서울고 안우진, 덕수고 양창섭과 함께 '고교 톱3 투수' 중 한명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현재 호주 시드니에 차려진 1군 스프링캠프에도 당당히 합류했다. 두산의 신인 중 1군 캠프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곽 빈과 2차 1번 박신지, 두명 뿐이다. 그중에서도 곽 빈에 대한 팀의 기대치는 대단히 크다. 김태형 감독도 "지금 공을 보면 올 시즌 1군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예고했다.
곽 빈에게는 이번 스프링캠프가 공식적인 1군 첫 경험이다. 선배들과 처음으로 어울리며 훈련을 소화하고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에게 선배들은 마냥 어렵고 쉽지 않은 존재지만, 이제는 스프링캠프가 시작한지 1주일 이상의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적응을 하고있다. 캠프에서 곽 빈을 지켜보고있는 두산 관계자도 "처음에는 불펜 피칭때도 많이 긴장했는지 제구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이었는데, 지금은 분위기에 많이 적응했는지 피칭도 훨씬 안정적"이라고 귀뜸했다.
지난 5일 불펜 피칭때는 주전 포수 양의지가 직접 곽 빈의 공을 받았다. 곽 빈이 바깥쪽 직구를 8개 연속 똑같은 코스에 집어넣어 선배들이 깜짝 놀라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직접 공을 받은 양의지 역시 연신 "나이스 피칭"을 외치며 후배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물론 스프링캠프는 어디까지나 편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진짜 실력은 시범경기 이후 판단될 수 있다. 그러나 화려한 1군 데뷔도 꿈은 아니다.
곽 빈은 고교 2학년까지 주로 야수로 출전했다가 3학년부터 투수로 전향해 급성장한 케이스다. 지난해 배명고의 청룡기 우승 주역이 되면서 자신이 왜 1차 지명 선수인지를 다시 증명했다. 특히 시속 150㎞의 강속구 투수인데다 나이답지 않게 체인지업, 스플리터까지 능숙하게 구사하기 때문에 첫 시즌 1군 데뷔가 유력한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팔꿈치 부상 경력이 있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 조절만 해준다면 얼마든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재목이다.
두산은 프로 1년차 신인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는 팀이다. 2016년에는 조수행과 서예일이 신인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그해 1군에 데뷔했고, 지난해 1차지명 선수 김명신 역시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2016년 1차 지명자인 이영하는 첫 해에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재활에 시간을 보냈지만, 지난해 본격적으로 데뷔해 빠른 성장 속도를 보였다.
다음 기대주는 곽 빈이다. 그의 등장은 젊은 투수들이 많은 두산 마운드 전체에 또다시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두산의 화수분 야구가 위력적인 진짜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