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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Live]머리 감독은 이미 단일팀 엔트리 구상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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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명단은 스웨덴전과 비슷할 것이다."

새러 머리 단일팀 감독의 엔트리 구상이 마무리된 모습이다. 단일팀은 7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12시45분부터 진행된 훈련에서는 북한 선수 7명이 포함된 B팀 선수 11명이 나섰고, 오후 2시부터 열린 훈련에는 정예들이 총출동했다. 부상자가 일부 있었지만, 전술과 패턴 훈련 등이 빡빡하게 이어졌다. 첫 경기인 10일 스위스전까지 3일 밖에 남지 않은만큼 훈련 강도는 점차 세지는 추세다.

역시 관심사는 선수구성. 남한 23명, 북한 12명으로 구성된 단일팀은 22명의 엔트리를 제출해야 한다. 이 중 3명 이상은 북한 선수로 채워야 한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자까지 나왔다. 캐롤라인 박(한국명 박은정)이 발목과 고관절을 다쳤고, 랜디 희수 그리핀, 이은지가 발목을 다쳤다. 이들은 대표팀 1~2라인 공격수로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들이다. 특히 이은지의 경우 부상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머리 감독은 이미 마음의 결정을 마친 듯 하다. 그는 "선수 명단은 지난 스웨덴전과 동일하거나 매우 흡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상자들은 상태를 지켜보고 있으며 최대한 투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훈련에는 5명의 북한 선수들이 함께 했다. 스웨덴전에서 뛰었던 정수현, 김은향, 황충금, 려송희에 최정희가 추가됐다. 머리 감독은 "현실적으로 경기에는 3~4명이 투입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별도의 라인에 뛰고 있다"고 전했다. 22명 엔트리에 대한 윤곽이 나왔지만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를 이어갔다. 머리 감독은 "22명 외의 B팀 선수들이 현재 어려운 상황인 것은 알고 있다. 매 연습을 트라이아웃으로 삼아 팀 명단에 포함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 달라고 주문하고 있으며 수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했다.

단일팀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머리 감독은 "현 멤버로 1경기 밖에 치루지 못했지만 현재 분위기는 안정적이다. 선수들간의 케미스트리가 걱정이었으나 의외로 안정적이고 소통도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어 "훈련이나 활동을 따로해야 할 최악의 상황을 예상했지만 분위기와 소통도 좋으며 식사 시 선수들의 합석 등 나의 제안에 대해 개방적으로 받아들인 박철호 코치는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팀 회의, 식사 등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마다 우린 함께 하고 있다. 라커룸에서도 자리가 골고루 배정되어 있다. 이 새로운 팀이 우리의 팀이며 가족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에이스' 박종아도 "짧은 시간동안 함께 훈련해 걱정을 많이 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북측 선수들이 우리 스타일에 잘 따라주고 있다. 그 친구들이 노력한 만큼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100%라면 거짓말이고 50% 이상은 된다. 지금은 70%라고 본다"며 "그들이 그만큼 노력을 했기 때문에 잘 맞지 않나 싶다"고 강조했다. 박종아는 "처음에 북측 선수들이 합류했을 때는 솔직히 잘 몰랐다. 어떤 식으로 맞춰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화를 많이 하면서 전술도 나누고 해서 괜찮다"고 답했다. 이어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서로 어디 사는지도 물어보고 있다. 궁금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선수 대기실에서 가요를 들으며 함께 교감하고 있다.

언어의 장벽도 넘었다. 머리 감독은 "선수들 간 언어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문제가 없다. 언어가 달라도 손과 바디랭귀지를 쓰며 온갖 방법으로 선수들은 소통을 하고 있으며 함께 웃고 장난 치는 모습은 정말 스페셜 하다. 개인적으로 3장짜리 기본적인 단어 리스트를 만들었지만 배울 내용이 너무 많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단일팀으로 결정된 배경엔 물론 정치적 의미가 있었겠지만 지금 우리는 하나의 팀이고, 경기장 내 하키에 충실할 것이며 링크 밖의 정치적 문제는 우리는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단일팀은 일단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머리 감독은 "개막식 다음날이 첫 경기이고 추울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 팀이 개막식에 입장한다는 것은 우리의 단합을 알리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머리 감독은 1998년 캐나다 대표팀 어시스턴트 코치로 올림픽에 나섰던 아버지 앤디 머리에 뒤를 이어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아이스하키 사상 첫 부녀 올림픽 코칭스태프라는 영광을 얻었다. 하지만 머리 감독에게는 그저 한경기 한경기가 더 중요하다. 머리 감독은 "올림픽이 코앞에 닥쳤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멀리 보고 있지 않으며 그저 하루하루 경기 준비에 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스위스는 좋은 팀이지만 우리팀 전원이 정해진 역할에 따라 시스템을 이뤄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맺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