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난해 이한열로 울린 배우 강동원이 올해엔 소시민 택배기사로 변신해 다시 한번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한 남자의 도주극을 그린 추적 스릴러 영화 '골든슬럼버'(노동석 감독, 영화사 집 제작).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골든슬럼버'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시사회에는 한순간에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택배기사 건우 역의 강동원, 건우를 돕는 유일한 조력자 민씨 역의 김의성, 컴퓨터 수리공이 된 건우의 친구이자 평범한 가장 금철 역의 김성균, 건우의 또 다른 친구 이혼 전문변호사 동규 역의 김대명, 그리고 노동석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2008년 발간된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그리고 2010년 개봉한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골든슬럼버'. 몰아치는 경찰의 추격에 자신이 왜 암살범으로 누명을 쓰게 됐는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필사적으로 도망쳐야 하는 남자의 심리와 그를 돕는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촘촘히 그려진 추적 스릴러로 강동원을 통해 국내 정서로 각색, 올해 설날 관객을 찾는다.
무엇보다 관객의 관심을 끄는 대목은 '골든슬럼버'를 통해 첫 원톱 주연에 도전한 강동원이다. 평범하고 익숙한 택배기사로 변신한 강동원은 앞서 지난해 12월 개봉해 누적 관객수 700만명을 끌어모은 휴먼 영화 '1987'(장준환 감독)의 이한열 열사와 180도 다른 연기 변신으로 눈도장을 찍는다. 의미있는 이한열 열사부터 소시민 택배기사까지 소화한 강동원. 그의 또 다른 '인생 캐릭터' 탄생했다.
또한 강동원은 2016년 2월, 개봉해 누적 관객수 970만7158명을 동원하며 역대 설 극장가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한 '검사외전'(이일형 감독)에 이어 '골든슬럼버'로 다시 한번 설 극장을 겨냥, 설날 흥행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동원은 "원작에 가지고 있었던 음모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고 봤다. 그런 부분을 화면으로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았다. 친구들과 스토리에 공감을 많이 갔다. 이제 서른 후반에 접어들었는데 어렸을 때 지냈던 친구들과 점점 멀어지는 느낌도 있고 어렸을 때는 서로 생각이 많이 다르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만나면 너무 달라져 있는 모습을 느끼면서 실제로 많이 놀랐다. 그런 부분이 영화로 녹여지길 바랐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1인 2역과 광화문 촬영에 대해 "1인 2역에 도전했는데 아마 내 기억으로는 처음 하는 연기같았다. 특수분장을 논할 때도 건우 아닌 다른 역할에는 좀 더 서늘한 느낌을 주길 바랐다. 1인 2역 분장을 다르게 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들기도 했지만 나름 재미있었다"며 "광화문 촬영은 4시간 밖에 촬영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4시간 촬영을 위해 스태프가 많은 준비를 해줬다. 카메라도 20대가 넘게 설치됐다. 노동석 감독이 계속 '한 번의 기회'라고 부담을 주더라. 그래서 더 긴장하고 찍었다"고 웃었다.
또한 "다른 영화에 비해 액션 자체가 고난이도는 아니었지만 뛰는 장면이 힘들었다. 많은 인파 속에서 뛰어 다니는게 어렵더라. 사람 많은 곳에서 촬영하면서 실제 행인들을 만났는데 날 보고 다들 놀랐다. 서로 민망했던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실제 1980년 5월 생인 김성균과 1980년 12월 생인 김대명은 1981년 1월 생인 강동원과 '골든슬럼버'를 통해 친구로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끈다. 실제로 빠른 생인 강동원은 김성균, 김대명과 동료이자 친구로 촬영에 임하며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는 후문.
김대명은 "과거 장면을 찍을 때 내심 걱정을 많이 했지만 실제 촬영이 들어가니 과거로 돌아가 즐겁게 연기했다. 실제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게 돼 행복하다"며 곱씹었고 김성균은 "늘 고생은 동원이가 많이 하고 대명이와 나는 거의 입으로만 연기했다. 웃고 떠들었던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다"고 웃었다.
강동원은 "오랜만에 동갑 친구들과 찍을 수 있어 좋았다. 아쉬운 것은 같이 할 수 있는 촬영이 짧았다는 것이다. 촬영 전 스태프들과 워크샵을 가서 운동도 나고 다 같이 저녁도 먹고 했다"고 의리를 과시했다.
노동석 감독은 "강동원이 택배기사로 출연했을 때 공감을 살까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다. 하지만 막상 촬영을 들어가보니 강동원 특유의 소탈함이 묻어났다. 촬영하면서 강동원한 진한 울림을 느꼈다. 그 모습을 최대한 영화에 담고 싶었고 그게 숙제였다"고 답했다.
한편, '골든슬럼버'는 강동원, 김의성, 김성균, 김대명, 한효주, 윤계상 등이 가세했고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세번째 시선' '마이 제너레이션'의 노동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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