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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브랜드 사용료, 시장에 맡겨야"…일관성 없는 정부 정책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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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주사가 계열사로부터 받는 상표권(브랜드) 사용료를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업들이 알아서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30일 기업들의 브랜드 사용료 산정과 공시가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데 따른 반발이다. 상표권 사용료가 총수일가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도 한몫 거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7일 '브랜드 사용료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브랜드 사용료율은 기업에 따라 편차가 있는 만큼 시장을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집단(그룹)의 브랜드 사용료율은 0.007~0.75%, 해외 주요 기업집단의 브랜드 사용료율은 0.1~2% 범위에서 다양했다.

한경연은 "브랜드 사용료는 업종, 상품, 인지도, 시장형태, 브랜드 가치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획일적 기준을 적용하기 어렵다"며 "일반적으로 제품에 공공성이 있거나 가격 수준이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경우에만 제품 가격을 규제하는데 브랜드 사용료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경연은 브랜드 사용료와 관련한 정부 정책의 일관성 결여 문제도 지적했다.

2008년 금융감독원은 자회사가 지주회사의 상표권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당지원 행위'에 해당한다며 지주회사에 자회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으라고 권했다. 2010년 국세청도 A금융지주가 자회사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지 않는 것은 부당지원이라며 900억원 상당의 법인세를 지주사에 부과했고, 2011년에는 B금융지주에도 같은 이유로 법인세를 부과했다. 그러나 2013년에는 B은행이 지주사에 낸 브랜드 사용료를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한 부당거래'로 간주하고 세금을 물렸다. 이후 B은행이 이의를 제기하자 국세청은 자체 심의를 통해 부과 결정을 취소하는 등 일관성 없는 판단을 했다는 게 한경연 측의 주장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