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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정진영 "탄핵정국·촛불혁명, '흥부'에 은연중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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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정진영이 '흥부'에 담긴 정치적 메시지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 조근현 감독, 영화사궁·발렌타인필름 제작). 극중 조선을 가지려는 야심가 조항리 역을 맡은 정진영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삼청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극중 조항리는 최고의 권력 가문인 광양 조씨의 병조판서. 대척점에 선 금산 김씨 김응집(김원해)과 세력 다툼이 치열한 가운데, 가난한 백성들만 돌보는 동색 조혁(김주혁)을 걸림돌로 여긴다. 도성 최고의 글쟁이 흥부(정우)의 소식을 듣고 그의 글을 이용해 조선을 호령할 거대한 야욕과 냉혈함을 드러낸다.

1988년 연극 '대결'로 데뷔한 이후 영화 '약속' '달마야 놀자' '와일드 카드' '황산벌' '왕의 남자'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충무로 대표 명품 배우로 자리잡은 정진영. 장르를 불문하고 심도 있는 깊은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아온 그가 '흥부'를 통해 또 한번 압도적인 연기력을 펼친다.

이날 정진영은 '흥부'와 조항리 라는 인물이 탄핵 정국과 특정 인물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 대해 "이 영화는 흥부전을 비틀어서 또 다른 형제와 욕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고전 흥부전에서 느끼는 게 쉬운 이야기고 해학이 깔려있다. 사실 새롭게 재해석한 흥부전이 매력인 영화인데 얼핏 보면 정치적 메시지가 강한 영화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영화에서 다루는 건 수천년동안 다룬 주제다. 힘없는 백성과 백성은 안중에도 없는 권력자들, 그 핍박을 해쳐나가고자 하는 희망. 그런건 일반적이고 보편적 주제다. 그런데 우리가 1~2년사이에 우리의 정치적 상황들을 통해서 특정 상황드을 적나라하게 목격했기 때문에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로 엮이는 것 같다. 영화 속에서 보였던 횃불이 촛불혁명을 염두하거나 광화문 현판을 비추는 모습을 광화문 시위로 생각하면서 촬영한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정국을 목격하면서 은연중에 영향을 받은 것도 있는 것 같다. 감독님도 그렇게 이야기 하시더라"고 설명했다.

또한 권력과 돈만 쫓는 악역 조항이라는 인물에 대해 "조항리라는 인물은 희화화된, 어쩌면 약간 쌩뚱 맞을 수도 있다. 좋은 편이 악인을 이기기 위해서 악인을 희화화 할 때 쓰는 방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며 "그런데 우리가 1~2년 사이에 여러가지 정국을 목격하면서 이 캐릭터가 희화화 된 게 아니라 진짜 있을 법한 사람이 된거다. 특정한 인물들이 떠오르고 그 사람들을 섞으면 조항리라는 인물이 떠오르게 됐다"며 "그래서 영화를 보신 분들은 조항리라는 인물의 현실적 정당성을 본게 된 것 같다. '국정을 운영하는 사람이 왜 저렇게 천박해?' 라는 의문도 없어지는 거다. 우리가 몇 년 사이에 그런 어이없는 일들을 봤으니까"고 설명했다.

한편, '흥부'에는 정우, 김주혁,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 천우희, 진구 등이 출연한다. '26' '봄' '번개맨'의 조근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월 14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FNC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