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삼성동은 '강남 대표 상권'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유통업체들은 물론 여러 브랜드들에서 수익 보다는 '홍보 요지'로 꼽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SK텔레콤 상권 분석 서비스 지오비전 분석 결과, 지난해 촛불집회로 깜짝 매출 1위로 올라선 광화문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소비력이 큰 부촌을 배후입지로 가지고 있기도 하다.
삼성동 상권의 핵심은 코엑스(COEX)다. 지난 2014년 국내 첫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관광특구로 지정된 코엑스 인근에는 백화점과 쇼핑몰은 물론 전시·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 도심공항터미널, 카지노, SM타운, 아쿠아리움 등 즐길거리가 즐비하다. 또한 105층짜리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립으로 상권 확대를 예약 중이다.
뿐만 아니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연계되는 등 교통도 사통팔달이어서 앞으로 삼성동 일대가 뉴욕 타임스퀘어에 버금가는 국내 최고 상권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현대·신세계·롯데 '빅3', 교통 요지서 자존심 건 대결
코엑스를 중심으로 하는 삼성동 상권은 대형 유통업체들의 격전지다. '빅3'인 신세계, 현대, 롯데가 각각 다른 부문에서 자존심을 건 '간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빅3' 중 삼성동 터줏대감은 1988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구매력이 큰 주변 고객들을 중심으로 럭셔리 브랜드는 물론, 해외 인기브랜드 도입의 '테스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또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말 무역센터점 3개층(8~10층)을 리모델링해 특허면적 1만4005㎡(4244평) 규모의 시내면세점으로 꾸며 백화점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삼성동 인근에는 선릉·정릉·봉은사 등 관광 명소와 숙박시설·의료기관 등이 밀집돼 있고, 인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MICE 복합단지 조성 등으로 관광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말 코엑스몰 운영을 시작하면서 '스타필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지난해 5월 말 '어지럽던' 코엑스몰의 구심점으로 센트럴플라자 공간에 별마당 도서관을 조성해 '침체된 상권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별마당 도서관 인근 매장들의 매출이 평균 30%이상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지난해 9·10월 코엑스몰 기둥 영상 광고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판매가 늘어났다"면서, "노른자위 쇼핑공간을 포기하고 7억원 이상을 투자한 별마당 도서관 조성이 코엑스몰 전체 상권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멀지 않은 잠실에 롯데백화점과 대형면세점 '본진'을 구축한 롯데는 면세점을 통해 삼성동을 지키고 있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지하 1~2층과 지상 2~3층에 자리잡은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0년부터 운영을 맡아 최근 특허를 갱신하고 90여평을 확장 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확장은 잠실 롯데월드타워점과의 시너지를 꾀하는 것은 물론 올해 말 오픈하는 현대백화점 면세점 견제를 위한 '선점효과'의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삼성동 상권을 뒷받침하는 것은 단연 교통이다. 삼성동 일대는 지하철 2개 노선(2·9호선)를 비롯해 48개 버스 노선, 공항 리무진(5개) 및 강남 투어버스 등이 연결돼 있고, 향후 GTX와 고속철도(KTX), 위례∼신사선 등 6개 철도노선도 신설될 예정이다. 여기에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9호선 봉은사역을 잇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사업으로 국내 최대 복합환승센터가 조성되면 잠실야구장 30배 규모의 '지하도시'가 생기는 셈이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삼성동이 교통의 요지로 '강남의 허브'가 될 가능성이 커 현존 최고인 강남역·신논현역 상권에 비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도 "GTX 등 교통여건이 더 좋아지면 삼성동 상권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게된다"면서 "삼성동 일대가 뉴욕의 타임스퀘어에 버금가는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 전형적인 '오피스 타운'…장기적 플랜으로 접근해야
삼성동 일대는 대로변에는 대형 사무빌딩이 있고 이면부에는 먹자골목이 자리한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이다. KB부동산 리브온의 상권분석에 따르면, 코엑스를 중심으로 한 삼성동 상권은 지난해 11월 기준 유동인구는 30-40대 남성이 가장 많고, 월~목요일 이용고객 비중이 66.1%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엑스몰을 중심으로 한 '쇼핑 상권'도 주말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는 현대 GBC 공사 등으로 주중에는 주변 식당가 등에는 찬바람이 불고는 있지만, 코엑스몰이 살아나면서 주말 쇼핑은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종필 대표는 "삼성동 일대는 현재는 한국전력 이전 전보다는 주변 식당가 등의 상권은 위축된 상황이지만, 앞으로 대형 호재가 많은 만큼 미래가 기대되는 곳"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삼성동 일대처럼 대단위 오피스 타운의 경우 상가가 독립 출입구를 갖추지 않고 건물 안에 위치할 가능성이 큰 만큼, 건물 규모나 종사자 성격에 따라 업종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대형 사무 빌딩 1층에는 순수 상업시설보다는 은행 등 금융 관련 점포가 많고 상층 오피스를 겨냥한 카페 등이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독립 출입구가 있는 대로변 상가의 경우 거래단가가 큰 골프용품이나 '홍보효과'를 노린 패션 업종 등이 주류를 이룬다. 창업시 이러한 업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삼성동은 이면로 부근도 평당 8000만원대를 기록할만큼 매매가격이 높고, 월 임대료도 1㎡당 10만원이 훌쩍 넘어서는 만큼 중소상인들이 창업하기에는 부담이 큰 편이다.
선 대표는 "삼성동 중심상권 이외의 주변지역을 눈여겨보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삼성동 유입인구가 늘어나면서 상권 확대가 예상되는 만큼 인근의 선릉역 부근이나 대치동 쪽도 주목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임채우 위원은 "교통 인프라 등 삼성동 주변 개발은 단기간에 되지 않는 만큼, 5년 이상의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