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들이 우리 전통 음악에 맞춰 몸을 자유자재로 흔들고 비틀었다. 선수들과 자원봉사자들도 보고 가만 있을 수 없었다. 어깨 머리 팔다리가 절로 덩달아 움직였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이 전체 17번째로 선수촌 입촌식을 가졌다. 김지용 한국 선수단장을 비롯 최민정 심석희 황대헌(이상 쇼트트랙) 이상화 모태범(이상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아이스하키 등 선수 60여명과 브라이언 오서(피겨스케이팅) 코치 등은 7일 평창올림픽 강릉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열린 입촌식에 참석했다.
먼저 김기훈 강릉 선수촌장은 한국 선수단을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는 환영사를 통해 "선수촌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기량을 맘껏 뽐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 선수단을 대표한 김지용 단장은 김기훈 촌장과 악수를 나눴다. 김지용 단장은 선수촌 국기광장에 마련된 휴전벽(Building Bridges)에 'world peace(세계 평화) 대한민국 선수단장 김지용'이라고 적었다. 휴전벽에는 각국 선수들과 임원들의 글귀가 많이 적혀 있다. 김지용 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선수단과 함께 먹고 자며 생활하고 있다. 선수들이 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사기를 끌어올리는데 신경쓰고 있다"면서 "우리 선수단의 분위기는 매우 좋다"고 말했다.
한국 선수단 입촌식 분위기는 흥겨웠다. 젊은 춤꾼들의 비보잉과 우리나라 전통 사물놀이 음악이 어우러진 무대가 펼쳐졌다. 태극전사들은 처음엔 흥겨운 춤판에도 서로 눈치를 봤지만 하나둘 음악에 몸을 맡기며 한바탕 신나게 흔들었다. 20분 동안의 공식 입촌식이 끝난 후 우리 대표 선수들과 미디어, 자원봉사자가 자유롭게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여자 쇼트트랙 스타 심석희는 자원봉사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인 요청을 받았다. 그는 매우 친절하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성의를 보였다. 심석희는 "이번 올림픽에서 후회없이 즐겁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표팀 코치로부터 손찌검을 당하기도 했던 그는 4년전 이미 소치대회에서 올림픽을 경험했고, 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리에게 '김연아 코치'로 유명한 낯익은 이방인 지도자도 참석했다. 남자 피겨 대표 차준환을 지도하고 있는 오서 코치는 매우 밝은 표정으로 "이제 정말 올림픽이 시작된 것 같다. 오늘 행사도 특별한 시간이다. 이번 대회에 내가 지도하고 있는 세계적인 선수 5명이 출전한다. 차준환은 그 첫번째 시작이다. 여러 이유로 한국 코치로 등록했다. 일본 대표팀의 경우 코치들이 많다"고 말했다.
아이스댄스 대표인 민유라-겜린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민유라는 "아직 배경음악 아리랑 속 '독도' 가사에 대한 ISU(국제빙상연맹)와 IOC(국제올림픽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주장하는 일본 정부는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정부의 독도 표기 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IOC는 외교 문제가 될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우리는 이번 올림픽을 정말 열심히 잘 준비했다. 잘 될 거라고 믿고 있다. 우리의 목표를 이루도록 선수들이 잘 할 것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이번 대회 목표는 금 8, 은 4, 동 8로 종합 4위다.
강릉=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