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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고민? KBO 중심타선 어느 팀이 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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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는 뉴욕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양키스는 지난해 12월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을 영입했다. 스탠튼은 지난해 59홈런을 터뜨리며 내셔널리그 홈런 타이틀을 차지했다.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은 52개를 때린 양키스의 신인 애런 저지였다. 양키스는 직전 시즌 50홈런을 친 홈런왕 2명을 모두 보유한 역대 두 번째 팀이 됐다. 양키스는 지난 시즌 33홈런을 날린 신예 거포 개리 산체스도 보유하고 있다. 역대 최강 클린업트리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 감독은 거포가 즐비한 타선에 대해 2일(한국시각) MLB네트워크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침대에 누워도 잠이 올 것 같지가 않다. 우리 선수들을 가지고 타순을 어떻게 조합할 지 고민하는 게 지금 이 순간 참 재밌다"고 했다.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KBO리그에서는 어느 감독이 애런 분 감독처럼 타선 구성을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될까. 최강 클린업트리오는 어느 팀일까. 클린업트리오의 생명은 클러치 능력이다. 주자를 얼마나 많이 불러들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타점력은 결국 장타력에서 나오고, 핵심은 홈런이다.

이 부분서 KBO리그 으뜸은 SK 와이번스다. 자타공인 최고의 장타력을 지닌 타선이라고 볼 수 있다. 2년 연속 홈런왕 최 정과 몰아치기에 능한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 신예 거포 한동민을 거느리고 있다. SK는 지난 시즌 이들의 대포를 앞세워 23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역대 한 시즌 팀 최다홈런 기록이다. 올해도 이들이 SK 타선을 이끈다.

최 정은 올해도 강력한 홈런왕 후보다. 홈런 타자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로맥은 지난해 102경기, 416타석에서 31홈런을 터뜨렸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타자가 30홈런을 친 것은 로맥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 발목을 다쳐 시즌을 접은 한동민은 부상에서 벗어나 올시즌 개막부터 뛸 수 있다. 한동민은 지난해 12월 1억5000만원에 재계약한 뒤 "착실히 재활하고 준비해서 내년에는 팬과 구단에게 더 큰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지난 시즌 트레이 힐만 감독이 즐겨 사용한 타순은 3번 최 정, 4번 한동민, 5번 로맥이었다. 여기에 정의윤과 김동엽이 뒤를 받친다. 올해도 SK는 팀홈런 부문서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SK 다음으로 장타력으로 주목받는 팀은 넥센 히어로즈다. 지난해 팀홈런 141개로 10개팀중 8위에 그쳤던 넥센은 올해 박병호가 복귀한다. 2012~2015년, 4시즌 연속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가 가세한 것만으로도 넥센 중심타선은 배가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박병호는 지난달 9일 귀국 인터뷰에서 "최 정 선수가 외국인 선수에게 지지 않으려고 홈런을 많이 치고 노력했던 걸 알고 있다. 나도 합류해서 많은 홈런이 나와 팬분들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23홈런을 때린 유격수 김하성과 46경기, 201타석에서 17홈런을 날린 마이클 초이스도 일발장타력을 갖춘 중심타자들이라 넥센은 거포 군단의 이미지를 되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KIA 타이거즈는 중장거리포 타자들이 즐비하다. 지난해 로저 버나디나, 나지완(이상 27개), 최형우(26개), 이범호(25개), 안치홍(21개) 등 5명이 20홈런 이상을 때렸다. 이들은 올해도 KIA 타선의 중심이다. 올시즌에도 3번 버나디나, 4번 최형우, 5번 나지완 순으로 클린업트리오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30홈런을 칠 선수가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두산 베어스는 민병헌이 FA로 빠져나간데다 지난해 27홈런을 친 닉 에반스도 재계약하지 않아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진 느낌이다. 그러나 한창 성장기에 접어든 김재환과 박건우가 타선의 중심을 잡고 있어 클린업트리오의 클러치 능력은 여전히 믿을 만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