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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타자 메이저리거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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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 아시아권 선수들에게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서, 2000년대 이후 한일 프로야구 최고 선수들이 잇따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일 리그에서 최정점에 오른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주면서, 메이저리그의 문턱이 낮아졌다. 투수들이 주도하다가 타자쪽으로 폭이 넓어졌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타자 스즈키 이치로가 첫 해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마쓰이 히데키, 조지마 겐지, 이구치 다다히토, 마쓰이 가즈오 등이 뒤를 이었다. KBO리그 야수로는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2015년 첫 해 가능성을 보여주며 길을 냈다. 어디까지나 투수가 주류였지만, 야수들도 아시아권 선수에 대한 선입견을 깨트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간 투타 균형이 완전히 깨졌다. 메이저리그에서 한일 프로야구 출신 타자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는 30일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36)가 7년 만에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 3년에 총액 10억엔. 지난 시즌 종료 후 FA가 된 아오키는 새 팀이 나타나지 않자 방향을 틀었다. 이제 일본인 타자는 이치로(45)가 남았는데, 40대 중반의 나이, 최근 하락세를 감안하면 메이저리그 잔류가 불투명하다.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방출된 이치로는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빅리그 잔류에 성공한다고 해도 외야 백업, 대타 자원이다. 계속해서 일본 복귀 얘기가 나온다. 이치로는 지난해 주로 대타로 136경기에 나서 타율 2할5푼5리-50안타-3홈런-19득점-20타점-1도루를 기록했다.

도전의 맥이 끊겼다. 2015년 이후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간 타자가 없다. 실패 사례가 쌓이면서 일본리그 간판 타자들이 메이저리그행을 고민하다가, 잔류를 선택하고 있다. 투타를 겸하는 오타니 쇼헤이가 이번 겨울 LA 에인절스에 입단했는데, 투수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오프 시즌에 히라노 요시히사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사타 가즈히사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했는데, 모두 투수다. 야수가 사실상 전멸한 가운데 다르빗슈 유(FA)를 비롯해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마에다 겐타(LA 다저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 등 투수들은 건재하다.

KBO리그 출신 타자도 마찬가지다. 기대가 컸던 박병호를 비롯해 김현수 황재균이 도전을 접고 돌아왔다. 음주운전중 교통사고로 곤욕을 치른 강정호는 미국 비자 문제로 소속팀 합류가 어려워 보인다. KBO리그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류현진(LA 다저스)이 남았다. 올해는 투타 모두 메이저리그 진출 선수가 없고, 내년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