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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멕시코' 자메이카, 신태용호가 얻어야 할 것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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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전 승리, 만족스러울 수 없는 결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6위(한국 59위) 몰도바를 상대한 한국은 후반 중반에야 골문을 열었다. 랭킹 격차를 보면 1대0이라는 결과에 만족할 수 없는게 당연하다. 그러나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몰도바전에서 추구했던 것은 결과가 아닌 분석이었다. 본선에서 활용할 4-4-2 포메이션의 움직임을 점검하고 공격패턴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전반전은 속도, 후반전은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했고 중원, 수비에서의 움직임 역시 체크리스트에 포함됐다.

신태용호는 30일(한국시각) 터키 안탈리아의 마르단스타디움에서 자메이카와 두 번째 친선경기를 갖는다. 승리라는 결과물 뿐만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실속을 찾아야 할 승부다.

▶자메이카전 핵심, 멕시코전 해법 찾기

자메이카는 FIFA랭킹(55위)에서 한국보다 4계단 높은 팀이다. 하지만 '허수'에 불과하다. 한국전을 치르기 위해 터키에 온 자메이카 선수단 20명 중 절반이 넘는 14명이 국내파다. 소속팀이 없는 선수들도 있다. 경기력은 한국에 비해 나은 편이다. 자메이카리그가 한창 시즌 중인 상황에서 상위권팀 선수들이 합류한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스피드와 개인기를 활용하는 특유의 전술적 특성은 '가상의 멕시코'로 부를 만하다.

신 감독은 이번 자메이카전에서도 '전술적 움직임'이라는 큰 그림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4-4-2 내지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면서 윙백 오버래핑과 측면 미드필더들의 인사이드 돌파, 공격진의 콤비네이션 등 상대 전술에 따른 능동적인 움직임을 시도할 전망이다.

신태용호는 1차전에서 높은 점유율 속에 공격을 시도했으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격적인 패스로 상대 수비 진영을 흔들고 콤비네이션으로 활로를 찾아가는 신 감독의 전술적 지향점에는 분명 맞지 않는 내용이었다. 리그 휴식기에 감독 교체로 사실상 개인기량에 의존했던 몰도바와 달리 컨디션 면에서는 준비가 된 자메이카는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전망된다. 신 감독은 자메이카 전을 통해 '한 수 위'로 꼽히는 멕시코의 공격적 성향에 대응하고 공격 퍼즐을 맞춰가는 작업을 시도할 것이다.

▶연속골 도전 김신욱, 주전경쟁도 '활활'

신태용호가 몰도바전에서 시험대에 올린 선수는 17명이다. 후반 0분(3명), 15분(1명), 25분(2명) 시점 등 '로드맵'을 그린대로 교체카드를 활용했다. 경기 흐름과 큰 상관없이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에 맞춰 출전시간을 배분하면서 모두를 실험대에 올려놓겠다는 구상을 그대로 실천했다. 이번 자메이카전에서도 비슷한 구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몰도바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신욱(전북 현대)의 활약상이 다시 주목된다. 신태용호의 멕시코전 컨셉도 김신욱 활용에 맞춰져 있다. 개인기는 멕시코에 열세지만 체격적인 면에서는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이어져왔다. 김신욱의 '높이'와 '움직임'을 어떻게 활용할지, 어떤 효과로 나타날 지를 비슷한 유형의 팀인 자메이카를 상대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김신욱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위치 선정 및 스피드 면에서 탁월한 선수들이 보조를 맞춰가는 그림이 그려진다.

치열하게 경합 중인 측면에서의 활약상에도 눈길이 간다. 몰도바전에서는 '상주 듀오' 홍 철 김태환이 시험대에 올랐으나 이번에는 기존 윙백 자원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측면 미드필더 자리 역시 인사이드 활용에 능한 선수들의 가세가 예상된다. 몰도바전에서 교체출전해 30분 가량을 소화했던 손준호(전북 현대)의 선발 투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조현우(대구)가 맡았던 골문은 부상에서 복귀한 김승규(고베)의 시험 가능성이 제기된다.

어디까지나 본선 성공을 향한 과정이다. 100% 전력이 아닌 이상 전력은 큰 의미가 없다. 어느 때보다 냉정하게 실리를 취해야 할 신태용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