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단스타디움(터키 안탈리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신태용호가 새해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27일 터키 안탈리아 마르단스타디움에서 몰도바를 맞이해 김신욱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승리했다. 내용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첫 경기를 승리하며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 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새해 첫 경기 승리의 현장 여러 상황들을 살펴봤다.
▶쩌렁쩌렁 김민재
경기 중 유독 목소리가 큰 선수가 한 명 있었다. 대표팀 막내 김민재(전북, 22)였다.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경기 내내 큰 목소리로 선수들의 라인을 조정했다. 거침없었다. 자신보다 적게는 한두살, 많게는 일곱, 여덟살 많은 형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바쁜 상황이라 '형'이라는 호칭은 없었다. 과감하게, 그리고 빠르게 결단을 내리고 지시를 내렸다. 최후방에서 선수들의 위치를 보며 라인을 조정해주는 역할을 확실하게 했다. 상대가 약체이긴 했지만 무실점 승리의 바탕에는 김민재의 '목소리'가 큰 몫을 했다.
▶전력 노출 막아라
경기 시작 전 기자석 근처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졌다. 캠코더를 들고 온 유럽인 2명과 경기 관계자들 사이에 일이 벌어졌다. 캠코더 및 녹화 장비들을 들고 경기장을 찾았다. 그리고는 한국의 경기를 찍을 준비를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왔다. 소속을 물었다. '몰도바축구협회에 이야기를 하고 왔다'고만 했다. 미심쩍었다. 누가 봐도 전력분석원들 같았다. 유럽에는 축구 경기를 찍어 상대팀들에게 넘기는 에이전트들이 상당히 많다. 이들도 그런 이들인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스웨덴이나 독일, 멕시코에서 의뢰를 받고 온 이들일 수도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이들의 촬영을 저지했다. 경기 주최가 대한축구협회였다. 사전 허락이 없이는 경기를 녹화할 수 없었다. 이들 두 명은 실랑이를 벌였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의 말에 따라 캠코더를 가방 안으로 집어넣을 수 밖에 없었다.
▶안탈리아에 울려퍼진 대한민국
토요일 오후였지만 마르단스타디움에는 관중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150여명 남짓 관중들이 들어와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지켜봤다.
현지에 사는 교민들은 오기가 힘들었다. 교민들이 많이 사는 이스탄불에서 안탈리아는 먼 길이었다. 게다가 대부분 방학이었다. 휴가를 떠난 사람들도 많았다. 안탈리아주 전체에 사는 교민은 10여명 남짓이었다.
그래도 혼자 달려온 이가 있었다 박용덕 터키한인회장이었다. 이날 새벽 6시에 출발해 안탈리아로 왔다. 박 회장은 "많은 분들이 오지 못했다. 그래서 나라도 달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족하지만 힘이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민들 대신 여행객들이 '대~한민국'을 외쳤다. 안탈리아는 휴양지다. 이곳으로 여행온 한국인들이 대표팀의 경기 소식을 듣고 달려와 힘을 보탰다. 또한 동계 전지훈련을 온 골프 선수 등도 와서 응원을 했다. 경기 후 한국 선수들은 응원을 펼쳐준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며 고마움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