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밝았다.
세계 테니스계의 '떠오르는 별' 정 현(22·삼성증권)의 도전은 계속된다.
정 현은 26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와 그랜드슬램 호주오픈 4강전을 펼친다.
정 현은 이번 대회만 따지면 '언더독'으로 평가됐던 선수다. 세계랭킹이 58위에 불과해 시드를 받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하며 이변이 기대되는 선수였다. 역시 대회 1회전부터 정 현의 승리를 예측하는 도박사는 많지 않았다.
그렇다면 왕년의 스타들은 정 현-페더러의 4강전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호주오픈에서 두 차례 우승한 전 세계랭킹 1위 짐 쿠리어(미국)는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정 현은 페더러의 백핸드에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페더러의 포핸드 스트로크만큼 강력한 한 손 백핸드는 전매특허다.
쿠리어는 정현이 이번 대회에서 대단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페더러는 이제까지 만났던 상대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가 만약 정 현의 코치라면 페더러의 백핸드 슬라이스 대처법을 고심할 것이다. 페더러라면 그가 가진 모든 무기를 꺼낼 것"이라고 했다.
정 현에게 패한 조코비치는 오히려 페더러를 상대로 통산 23승22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쿠리어는 정 현의 경험부족을 꼬집었다. "조코비치는 페더러와 많이 상대해 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정 현은 처음이다. 정 현은 이번 대회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샷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원조 '코트의 악동' 존 매켄로(미국)의 승리를 예측했다.
통산 메이저대회 7회 우승을 달성한 매켄로는 유로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정 현은 굉장한 재능을 지닌 선수다. 그렇지만 페더러를 상대로는 한 세트를 따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호주오픈 4강이라는) 상황에 압도당할 것 같다"며 페더러의 완승을 점쳤다.
호주오픈에서만 3번 우승한 마츠 빌란더(스웨덴)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정 현이 페더러를 위협하겠지만, 승리하는 것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현의 서브가 약점이다. 강한 서브를 넣지 못한다면 페더러가 여러 방법으로 정 현을 괴롭힐 것이다. 페더러를 상대하는 데는 조코비치와 같은 스타일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