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훈, 양홍석은 어떻게라도 키워보겠다."
5승32패. 참담한 성적이다. 부산 kt 소닉붐 조동현 감독은 불면의 밤을 계속 보내고 있다. 감독 계약 마지막해, 어떻게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조 감독은 "어떻게든 선수들과 함께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은데 잘 안된다. 리그 초반 접전에서 패하는 경기가 많아지며 선수들에게 경기 후반 트라우마가 생겼다. 자신감이 뚝 떨어져 있다. 다 내가 잘못 준비한 탓"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외국인 선수 가리지 않고 계속 부상자까지 나온다. 최근에는 잘해주던 가드 김기윤이 피로골절로 쉬고 있다.
그래도 최근 경기에서 작은 희망은 찾고 있다. 대형 신인 허 훈, 양홍석의 발전이다. 조 감독은 "두 선수의 출전 시간을 대폭 늘려주고 있다. 어떻게든 두 사람은 키워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kt는 24일 선두 원주 DB 프로미를 상대로 92대93, 1점차로 석패했지만 잘싸웠다. 허 훈 16득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 양홍석 13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전반 양홍석이 득점을 이끌었다면, 3쿼터부터는 허 훈의 활약이 좋았다.
최근 출전 시간을 보면 조 감독의 설명 그대로다. 허 훈은 30분 넘게 뛰는 경기수가 늘어나며 평균 출전 시간이 25분40초까지 늘었다. 시즌 평균 출전 시간이 17분2초인 양홍석인데 최근 10경기에서는 거의 30분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시간 뿐 아니라 스탯도 좋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허 훈이 돋보였다면, 최근 양홍식이 신인상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7일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전에서는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 26득점을 기록했다.
조 감독은 두 사람에게 고마우면서도 안쓰러운 마음이다. 조 감독은 "아마추어에서 쉽게 플레이를 하다 프로에 오니 많이 힘들 것이다. 실제, 두 사람 모두 정말 힘들어한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부딪혀보고 깨지기도 해봐야 성장할 수 있다. 첫 시즌 경험이 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떻게 보면 기대 이상으로 해주는 게 대견하다. 홍석이의 경우 득점 뿐 아니라 리바운드 가담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조 감독은 이어 "훈이와 홍석이 모두 성격도 좋다. 찡그리는 법이 없다. 그리고 두 사람이 특히 친하게 지낸다. kt와 한국 농구를 이끌어갈 콤비로 커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