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가 파죽의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10연승을 기록했던 아산 우리은행 위비 다음으로 많은 연승이다. 게다가 7연패 후 6연승이라 격세지감까지 느껴진다. 신한은행의 이같은 승리동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우선 가장 큰 힘은 역시 카일라 쏜튼과 김단비의 호흡이다. 시즌 초반 엇박자를 냈던 이들의 호흡이 이제는 어느 정도 맞아들어가고 있다. 김단비도 쏜튼과의 호흡에 대해 "처음에는 내가 왜 맞춰줘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만 생각하고 공격을 하지 않나하는 깨달음이 있었다. 쏜튼도 함께 가야하는 동료다"라며 "'윈윈'하는 방법을 찾아보니, 서로 공존이 필요했다. 나 역시 쏜튼 덕분에 인사이드 매치를 더욱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둘 다 돌파에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지만 욕심내지 않고 동선까지 정리되고 나니 신한은행의 공격력은 극대화되고 있다.
'주포' 김연주와 센터 르샨다 그레이가 제 몫을 해주는 것도 연승행진의 이유다. 김연주는 지난 달까지 3점슛 성공률이 17.5%에 불과했다. 하지만 새해 들어 40%까지 치솟았다. 완벽히 슬럼프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해주고 있다.
시즌 초반 WKBL에 낯설어했던 그레이의 적응도 중요한 포인트다. 새해 들어 그레이는 경기당 평균 15득점에 11.7리바운드를 잡아주고 있다. 지난 해 12.1득점 8.9리바운드에 비해 꽤 좋아진 모습이다.
식스맨들의 활약도 좋다. 이번 시즌 가장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아름은 승부처에 투입돼 경기 흐름을 바꿔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특유의 근성있는 플레이로 분위기까지 경기 바꿔놓는다. 슈터 유승희과 양지영도 높은 슛 정확도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은행은 한단계 더 도약을 꿈꾸고 있다. 24일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전, 27일 우리은행전을 승리로 이끈다면 청주 KB스타즈와의 승차를 단숨에 줄이며 2위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신기성 감독은 지난 21일 부천 KEB하나은행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장식한 후 "오늘 보니 선수들이 서로 믿고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리바운드나 수비에서 실수는 있었지만 역전승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싶다. 선수들이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뢰와 자신감이 붙은 신한은행 선수들, 이들의 연승행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