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우투좌타 강백호, 왼손잡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by

만약 강백호가 좌완투수로 성장했다면, 또 다른 모습이었을까.

2018 시즌을 맞이하는 kt 위즈는 설레고 있다. FA 대어 황재균을 영입했고, 에이스 역할을 해줄 더스틴 니퍼트도 데려왔다. 또 하나, 대형 신인 강백호의 활약도 기대하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일찌감치 강백호를 주전 좌익수로 쓰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고졸 신인 선수에 대한 기대감이 이렇게 컸던 건 전무후무하다. 특히, 투수가 아닌 야수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이정후(넥센 히어로즈)가 예상치 못한 활약을 펼쳤는데, 사실 시즌 전 강백호만큼 큰 기대를 모으지는 않았다.

강백호는 우투좌타다. 보통 오른손잡이 선수들이 타석에서의 메리트를 위해 좌타석에 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에 숨겨진 놀라운 사실이 있다. 강백호는 그 우투좌타가 아니다. 진짜 왼손잡이다.

그렇다면 왜 왼손잡이 선수가 오른손으로 공을 던질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권유로 오른손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투수로도 강한 공을 뿌리지만, 강백호는 어릴적부터 타자로 두각을 나타냈다. 아버지는 강백호에게 타자로 대성하려면 여러 수비 포지션을 소화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수비로 여러 포지션을 하려면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는 게 좋다. 1루수를 제외한 내야수, 그리고 포수는 왼손잡이가 소화할 수 없는 포지션이다. 그렇게 어렸을 때부터 왼손이 아닌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오른손 사용이 편해졌다.

그런데 강백호는 편한 왼손이 아닌, 오른손으로도 150km 가까운 강속구를 뿌린다. 오른손잡이도 150km를 던지는 게 쉽지 않은데, 엄청난 힘과 운동신경이라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선수가 만약, 왼손으로 꾸준히 공을 던졌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160km를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를 만났을지도 모른다. 강백호 본인도 "어렸을 때부터 왼손으로 공을 계속 던졌다면 더 빠르게 던질 수 있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현대 야구에서는 야수보다 투수의 가치가 더욱 높다. 특히, 좌완 파이어볼러라면 더하다.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게 좌완 강속구 투수다. 타자로도 벌써부터 엄청난 잠재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강백호인데, 어릴적 그의 선택이 야구 인생에 어떻게 작용할 지 궁금해진다. kt 김진욱 감독과 강백호는 왼손은 아니더라도, 우완으로 투-타 겸업을 진지하게 고려중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