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이 또 한번 터졌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23일 오후 5시 중국 창저우 올림픽 센터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다. 2-2로 120분을 마친 베트남은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베트남은 역사상 최초로 이 대회 결승행에 성공했다. 동남아팀으로 범위를 넓혀도 베트남이 최초다.
박 감독의 매직과 베트남 선수들의 투지가 만들어낸 역사적 승리였다. 베트남은 경기 초반 카타르의 공격에 당황했다. 지난 이라크와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혈투를 펼친 여파가 남아있는 듯 했다. 결국 전반 39분 아크람 아피프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줬다. 수비에 치중했지만, 이전 경기들 같이 적극적이고, 투지 넘치는 경기력이 보이지 않았다.
후반 박 감독의 매직이 시작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에이스인 콩푸엉을 빼고 둑친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후반 16분에는 수비를 줄이고 공격력이 좋은 홍두이를 넣었다. 적극적으로 변신한 베트남은 카타르를 당황케했다. 24분 동점골이 나왔다. 쾅하이가 카타르 수비의 혼란을 틈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는 카타르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42분 카타르는 알모에즈 알리가 베트남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틈을 타 집중력있게 밀어넣으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모두가 베트남의 돌풍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또 한번의 기적이 나왔다. 1분 후 쾅하이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절묘한 왼발슛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연장은 팽팽하게 진행됐다. 카타르가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베트남의 수비는 필사적이었다. 체력이 떨어졌지만, 집중력까지 떨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베트남은 또 한번 승부차기까지 승부를 끌고갔다. 승부차기 역시 치열했다. 베트남은 첫번째 키커 톼하이가, 카타르는 두번째 키커 아흐메드 두자네흐가 실축했다.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베트남의 골키퍼 티엔덩이 카타르의 술탄 알부라케의 슈팅을 막아냈고, 마지막 키커로 나선 반탄이 카타르의 골망을 흔들며, 120분간의 혈전은 베트남의 결승행으로 마무리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