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처음' 하는 어떤 것은 쉽지 않다. 자동차 운전이 좋은 예다. 미리 교육을 받고, 면허증을 따는 과정까지 거쳤으면서도 막상 처음 시동을 켜고 운전대를 잡으면 당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렇다.
혼자 하는 자동차 운전도 이런데, 수 십명의 인원을 이끌고 일 년을 싸워야 하는 프로야구 팀의 수장 자리는 어떨까. 아무리 많은 '감독 수업'을 받았더라도 처음 부임 때부터 잘하긴 어렵다. 물론 감독 첫 해부터 우승을 이끈 특이한 케이스도 있다. 가깝게는 2005년 삼성 라이온즈의 선동열 감독, 2015년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그랬다. 일반적인 케이스는 아니다.
부임 첫 해의 시행착오는 어쩌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 코스나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그런 실수를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가이다. 2년차를 맞는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에게 직접적으로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장 감독은 지난해 넥센의 지휘봉을 잡으며 프로야구 감독으로 데뷔했다.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인사였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장 감독은 그전까지 코치 경험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2차 3라운드로 지명된 그는 현대(1996~2001)와 KIA 타이거즈(2002~2003)에서 총 8시즌을 보낸 뒤 은퇴했다. 이후 전력기록원, 1군 매니저, 운영팀 등을 거쳤다. 늘 야구 곁에 있었지만, 직접적인 승부의 세계에서는 한발 벗어나 있던 셈이다.
그러나 넥센은 2016시즌을 마친 뒤 전임 염경엽 감독이 내려놓은 지휘봉을 그에게 줬다. 초보인 장 감독은 이 막중한 책임을 어떻게든 잘 해내려 노력했다. 그러나 이론과 현실의 차이, 처음 해보는 일에 대한 서투름 등으로 인해 시행착오가 많이 발생했고, 넥센은 7위에 머물렀다. 어쩌면 당연한 과정이다. 하지만 팬들은 이런 시행착오를 당연히 싫어할 수 밖에 없다. 장 감독 역시 이런 팬들의 실망과 비난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올해 집권 2년차를 맞이한 장 감독의 팀 운용이 작년과는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장 감독은 "비시즌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스프링캠프부터 해서 올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고 치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라며 "올해는 팬들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첫 해의 시행착오가 역설적으로 장 감독에게는 좋은 공부가 된 셈이다. 과연 장 감독이 올해 어떤 형태의 팀 운용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