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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구단 직원과 동행' 라틀리프, 농구협회는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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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의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9)의 특별 귀화 절차가 마무리 됐다. 라틀리프는 22일 법무부에 출석해 국적심의위원회 면접 심사를 통과했다. 체육 분야 우수 인재 자격으로 특별 귀화를 신청한 라틀리프는 지난해 1월 귀화 의사를 밝힌 후 약 1년 만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됐다. 문태종(오리온) 문태영(삼성) 김한별(삼성생명)에 이어 역대 4번째 특별 귀화 농구 선수가 됐다. '비 혼혈 선수'로는 처음이다.

국가대표팀으로선 반가운 일이다. 라틀리프가 몇가지 서류를 제출하고 주민 등록, 여권 발급 등 남은 절차를 마치면, 다음달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지역 예선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다. 허 재 대표팀 감독이 바라던 시나리오다. 예상보다 귀화 절차가 늘어졌지만, 2월 지역 예선부터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이 든든한 원군을 얻었으니 해피 엔딩이다. 그러나 대한민국농구협회(이하 농구협회)의 마무리가 아쉽다. 라틀리프의 특별 귀화는 대표팀 선발 권한을 갖고 있는 농구협회 주관이다. 농구협회가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런데 추진 초기부터 선수 측과의 의사 소통 문제로 일정이 늦어지는 등 삐걱거렸다.

귀화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현재 라틀리프를 실질적으로 도와주고 있는 곳은 농구협회가 아닌 소속팀 서울 삼성이다. 사실 서울 삼성 구단은 라틀리프가 소속선수일뿐 귀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선수 귀화 문제는 협회와 대표팀이 적극적으로 나서 풀어야 한다. 지난 과정을 보면, 농구협회는 라틀리프에게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사실상 방치했다. 22일 법무부 면접 출석도 협회 관계자가 아닌 서울 삼성 구단 관계자가 동행했다. 23일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방문해 주민 등록 신청, 여권 발급 등 남은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서울 삼성 구단 관계자가 동행한다고 한다. 라틀리프는 아직 완벽한 의사 소통이 불가능하다. 서류 작업 땐 도움이 필요하다. 협회가 해야할 일을 소속팀이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삼성 구단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돕고 있다. 라틀리프가 소속 선수인데다 대표팀의 선전이 한국농구 발전을 위한 일이라고 보고 돕고 있는 것이다.

한 농구 관계자는 "농구협회에 국제 업무 전문가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담당자가 자주 바뀌고, 신입 직원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일처리가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농구협회가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농구인 대다수가 한국농구의 국제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라틀리프의 귀화를 반긴다. 농구협회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같은 자세라면 곤란하다. 모두가 농구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한국농구를 총괄하는 농구협회라면 그에 걸맞은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